[2013 한국 대체투자 서밋 결산] "화려한 사무실…'헝그리 정신' 잃은 운용사는 감점"
“사무실을 화려하게 꾸미거나 비서를 많이 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GP)는 선호하지 않습니다. 사무실 운영비도 결국 기관투자가(LP) 주머니에서 나오는 거잖아요. 비용관리를 빡빡하게 하지 않는 운용사를 어떤 투자자가 좋아하겠습니까.”(김병수 LIG손해보험 투자운용팀장)

지난 14일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2013 한국 대체투자 서밋(ASK)’에서 가장 인기를 끈 세션 중 하나는 ‘주요 연기금 및 보험사의 대체투자 계획’이었다. 국내외 PEF 운용사에 두둑한 투자자금을 투입해줄 ‘큰손’들이 향후 PEF 투자 계획과 운용사 선정 기준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주요 연기금과 보험사의 대체투자 담당자들은 트랙 레코드(실적) 외에 운용사를 선정하는 다양한 기준을 소개했다.

LIG손해보험은 철저한 비용관리와 함께 ‘원만한 대인관계’를 눈여겨본다. 김병수 팀장은 “경험적으로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운용인력들이 포진한 운용사가 투자기업도 잘 찾아낸다”며 “운용인력들이 ‘헝그리 정신’을 잃었다고 판단되면 감점을 준다”고 설명했다.

심윤호 행정공제회 기업투자팀장은 ‘운용 실무자의 근속연수’를 핵심 체크 포인트로 삼는다고 밝혔다. 심 팀장은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운용 실무자가 수시로 바뀌는 GP에는 돈을 맡기지 않는다”며 “과거에 잘했을지 몰라도 현 상황에선 조직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혁도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대체투자실장은 ‘보고서의 디테일(세부사항)’에 민감하다. 그는 “보고서의 수치가 안 맞거나 운용자의 경력을 과대포장하면 감점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투자제안서를 낼 때 운용사 대표가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면 가점을 준다”고 덧붙였다.

김희송 신한생명 투자금융부장은 운용사를 선정할 때 ‘도덕성’을 따진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투자를 잘못하면 자신들도 함께 손실을 보거나 명성에 금이 가는 등 ‘잃을 게 많은 운용사’를 선호한다”며 “‘잃을 게 없는 운용사’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한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GP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중요한 평가 요인으로 꼽았다. 김기범 군인공제회 대체투자3팀장은 “해외 투자 정보가 많고 환율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하는 운용사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오상헌/안대규/심은지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