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경·애플 아이워치…세상이 달라진다
애플이 손목시계형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정황이 점점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간) 애플이 ‘아이워치’로 불리는 손목시계형 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제품 디자이너 100명으로 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고, 가능하면 올해 안에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기사가 나간 뒤 애플 아이워치와 ‘구글 글라스’를 비롯한 ‘착용(웨어러블) 컴퓨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애플, 디자인 특허 출원

아이워치는 오래 전부터 거론돼온 ‘스마트워치’의 일종이다. 애플은 이미 디자인 특허를 출원했고, 이 기기에 아이폰 아이패드에 들어간 iOS 운영체제를 그대로 탑재해 손목시계처럼 생긴 이 기기로 각종 앱(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작동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시간이나 날씨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이고 웹 검색도 하고 메일이나 문자를 음성으로 송수신하며 혈압 맥박 등 건강 체크도 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2007년 발매한 아이팟 나노에서 이런 개념을 선보였다. 아이팟 나노에 시곗줄을 달아 판매하는 사업자도 등장했다. 애플 디자인 총책인 조니 아이브 부사장이 2000년대 중반부터 스포츠 시계를 사모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착용 컴퓨터, 수익성 높아

애플 아이워치가 새삼 주목받는 것은 ‘애플이 하면 다르다’는 인식도 있고, 음성 인식이나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하면 손을 대지 않고 음성으로 작동하는 혁신적인 손목시계형 기기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예를 들어 러닝머신에서 뛰면서 아이워치로 음악을 듣는 것은 물론 문자나 이메일을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고, 골프장에서 캐디 앱을 실행해 핀까지 거리를 가늠할 수도 있다. 약속 장소를 입력한 뒤 걸어가면서 “전방 50m에서 좌회전” 식의 음성 길 안내도 받을 수 있다.

블룸버그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말을 인용해 스마트시계가 스마트TV보다 수익성이 좋다고 전했다. 세계 시계 시장은 연간 600억달러로 TV시장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마진이 60%로 TV의 4배에 달해 해볼 만한 사업이라는 얘기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배터리 문제로 씨름하고 있다. 아이워치 배터리가 한 번 충전으로 4~5일은 버텨줘야 하는데 iOS를 그대로 탑재할 경우엔 전력 소모가 많아 이틀밖에 견디지 못한다.

○구글 나이키 삼성전자 등 경쟁

구글이 지난해 공개한 구글 글라스는 개발자용이 1500달러에 팔리고 있고 연말쯤 상용 제품이 나온다.

이 제품은 ‘착용 컴퓨터’란 점에서는 아이워치와 비슷하지만 카메라 기능이 강하다는 점에서 다르다. 두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에서도 음성 명령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고 길 안내도 받을 수 있다. 구글이 앱 개발도구를 공개한 상태여서 용도는 무한정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파리 거리에서 간판을 보면 자동으로 한글로 번역돼 말로 알려준다. 남산을 바라보면서 “남산 높이는?”이라고 물으면 “265m”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하면 남대문을 바라보는 순간 1396년 창건됐고 양녕대군이 현판을 썼다는 정보가 뜬다.

애플 구글뿐만이 아니다. 나이키는 심장 박동수와 칼로리 소모량 등을 측정할 수 있는 ‘퓨얼밴드’라는 팔찌형 스마트 기기로 스포츠용품 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도 손목시계형 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아이폰이 ‘컴퓨팅 기기 혁명’을 초래했다면 착용 컴퓨터는 ‘생활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다. 정보기술(IT) 산업뿐만 아니라 전통산업에도 상상을 초월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