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보도…아베노믹스 '돈풀기'에 견제구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들이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인위적인 정책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 초안을 마련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대규모 양적완화를 골자로 한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엔화 가치의 급속한 하락을 초래하고, 그것이 일본 수출기업의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지는 최근 상황에 대한 견제구로 해석된다.

아사히가 파악한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15∼16일·모스크바) 공동 성명 초안에는 각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릴 목적으로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종하는 정책을 시행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인 표현으로는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수준으로부터 계속 괴리되어선 안된다', '통화가치의 경쟁적인 인하를 피한다'는 등 문구가 들어있다고 아사히는 보도했다.

이런 문구를 통해 각국 정부는 통화가치 하락을 목표로 금융완화에 나서거나, 외환거래에 참여해 시세를 조종하는 '환율개입'을 단행하지 않도록 한다는 점을 상호 확인하게 된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또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통한 금융완화로 엔화 가치가 하락한데 대해 한국, 러시아 등 일부 국가들이 '각국이 경쟁적으로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엔 가치 하락을 유도하는 것이다'는 등 우려를 표했다는 내용도 초안에 포함돼 있다고 아사히는 소개했다.

이에 대해 일본 대표단은 '금융완화는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아베노믹스의 진행 방식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아사히는 전망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비슷한 취지의 공동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며 집권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과감한 금융완화를 공언한 이후 엔화 가치 하락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일본 수출기업의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