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시스코·HP,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 인력 대거 채용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기업들이 최근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의 정보기술(IT)업계 내 대대적인 재편 흐름에 맞춰 소프트웨어 부문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고 미국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PC 등 전자기기의 판매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전통적인 하드웨어업체를 포함해 실리콘밸리의 대기업들은 소프트웨어를 앞으로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이와 관련해 2009년 소프트웨어 매출이 3천70억달러였으나 올해 3천750억달러로 커졌으며 오는 2016년에는 4천850억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전문업체인 커리어빌더는 지난 2년간 소프트웨어 관련 일자리가 7만개 이상 새로 생겨났다고 전했다.

게다가 오는 2020년까지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일자리가 30% 정도 늘어나 다른 업종을 압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이같은 업계 흐름을 감안해 2004년 이후 최근까지 보안업체인 맥아피를 포함해 14개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했다.

또 정확한 채용현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소프트웨어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 책임자인 레니 제임스는 소프트웨어 부문 인력이 과거 4년래 거의 4배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같은 시기 인텔 총 인력증가는 16%에 그쳤다.

시스코시스템스는 최근 인수합병(M&A)한 10개사 가운데 9개사가 소프트웨어업체였다.

시스코의 최고경영자(CEO) 존 챔버스는 지난주 세계 최고의 IT기업이 되기 위해 향후 3년래 소프트웨어 연간 매출을 60억달러에서 12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른바 '굴뚝산업'으로 알려져 있는 제너럴일렉트릭(GE) 등도 소프트웨어부문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GE는 지난해 실리콘밸리 인근인 캘리포니아주 샌라몬에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를 개설하고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전문가 325명을 채용했으며 앞으로 인력을 1천명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휴렛패커드(HP)는 비록 지난해 인수한 영국의 소프트웨어업체 오토노미가 잘못된 회계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여전히 몇년 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IT대기업들이 이처럼 소프트웨어 부문의 투자를 강화하는 가운데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는 등 소프트웨어업체들의 하드웨어부문 진출도 눈길을 끌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