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지난 11일 서울 태평로2가 태평로클럽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거 후 경제가 매우 걱정된다”며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경제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경기침체로 일자리 창출과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성장 중심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국내외 기업들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을 적극 육성해 성장잠재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민주화 논란에 대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는 공정한 경쟁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바람직한 측면이 크지만 경제 성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성장을 생각하면서 경제민주화를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에 대한 규제로 투자가 줄면 중소기업의 일자리도 함께 줄어들게 된다”며 “대기업이 활발히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손 회장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업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증세를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원의 뒷받침이 없는 복지 확대는 국가채무를 증대시키고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동 유연성 보장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손 회장은 “대선을 맞아 비정규직·사내하도급 규제 강화, 정년 60세 의무화, 청년 의무 고용, 근로시간 단축 등 다수의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며 “이런 규제들은 기업 부담을 늘려 일자리 축소로 이어지게 되는 만큼 다양한 고용 형태를 인정하는 유연한 노동법제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력난과 관련, “갑자기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리면 기업의 원가경쟁력에 문제가 생겨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조정해가야 한다”며 추가 요금 인상에 반대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