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엔 재물운이 두둥실~ 2013년 재테크 올가이드
올해는 다른 어느 때보다 여유자금 굴리기가 힘든 해였다. 저금리 영향으로 1년짜리 예금 금리가 연 3% 초반대로 내려와 예금은 재산증식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경기가 부진했던 탓에 부동산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고, 증시는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해 개인투자자들이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이머징마켓 채권을 중심으로 채권 수익률이 괜찮아 일찌감치 이 쪽으로 눈을 돌린 투자자들은 연 20%에 가까운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내년에도 재테크에 녹록지 않은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금리는 정책금리가 한 차례 더 인하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저금리 환경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증시는 하반기로 가면서 좀 나아지겠지만 업종에 따라 편차가 클 것이란 전망이다. 채권시장은 글로벌 금리가 이미 ‘바닥’ 수준까지 내려와 있어 올해와 같은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이 나오면서 집값이 반등할 것이란 예상이 일각에서 나오지만, 정책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선 어떻게 돈을 굴려야 할까. 주요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 센터장들에게 내년도 자산시장 전망과 재테크 요령에 대해 들어봤다.

○내년 상반기까진 증시 조정 예상

증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조정을 받다가 하반기에 강세를 보이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와 글로벌 인덱스펀드 운용사인 뱅가드의 포트폴리오 교체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등 악재가 주로 연초에 집중돼 있어서다.

이장웅 삼성증권 SNI코엑스인터컨티넨탈 지점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증시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며 연간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1750~2200으로 제시했다.

올 한 해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던 해외채권, 혹은 해외 채권형펀드는 내년엔 ‘눈높이’를 낮춰야할 것으로 예상됐다. 황인일 미래에셋증권 WM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센터장은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채권투자자들은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머징마켓 채권형펀드는 투자비중을 과도하게 늘리기보다 분산투자 관점에서 자산 중 일부를 편입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사년엔 재물운이 두둥실~ 2013년 재테크 올가이드

○주식 직접투자는 정보기술(IT)주 유망

증시에 직접투자하는 투자자들은 IT주에 주목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PB센터장들은 내년도 유망업종으로 IT업종을 꼽았다. 신혜정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2센터장은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 판매가 증가하면서 IT업종의 이익 증가세가 견조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 투자해볼 만한 중소형주는 다양하게 제시됐다. 특히 내년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의 새 정부가 실질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첫 해인 만큼 정책수혜주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이순남 대신증권 강남역삼센터 이사는 “미국과 중국이 공통적으로 추진하는 정책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바이오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관련 종목을 주목해봄 직하다”고 말했다.

○주가연계증권(ELS)엔 지속적 관심

간접투자 상품 가운데에는 올 상반기까지 최고의 인기를 모았던 ELS가 내년에도 역시 가장 유망할 것으로 지목됐다. 증시 등락에 상관없이 연 10% 안팎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는 장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비슷한 구조의 상품으로 기초자산이 실물이라는 점만 다른 파생결합증권(DLS)도 유망상품으로 꼽혔다. 신 센터장은 “ELS와 DLS는 연 10% 안팎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상품으로 내년에도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동 신한금융투자 PWM 강남센터장은 주목해볼 만한 ‘틈새’ 상품으로 딤섬채권(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과 미국 부동산 관련 리츠상품을 꼽았다. 이 지점장은 “위험자산인 개별종목, 랩어카운트, ELS와 비교적 안정적인 채권을 양대 축으로 삼아 목표수익률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