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인터넷 시장의 화두는 단연 모바일이 될 것이다. NHN과 엔씨소프트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60%를 넘긴 뒤부터 급격한 성장을 경험했다. 두 회사의 주당순이익(EPS)과 주가수익비율(PER)은 인터넷 보급률이 60~80%에 진입한 순간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구간을 형성했다.

비슷한 추세가 스마트폰에도 적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스마트폰은 모바일게임의 핵심층인 14~19세의 낮은 보급률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시장 성장을 더욱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게임은 2011년만 하더라도 월 1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면 성공적이었다고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기준은 올해 초에는 월 30억원, 하반기에는 월 100억원까지 높아졌다. 그 배경에는 남녀노소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게임으로 시장 확대에 기여한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있다. 최근 카카오톡 게임 중 일부는 하루 매출만 20억원을 넘는 등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진 양상이다.

모바일 게임을 대표하는 두 업체인 게임빌과 컴투스는 미드·하이엔드급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카톡 게임보다 조작이 복잡하고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카카오톡으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는 제한적이다. 하지만 NHN의 라인을 통해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점이 기대를 받고 있다.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국내보다 10배 정도 큰 5조원에 달한다. 라인이 일본 스마트폰 사용자층에 확고히 자리잡아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성숙하고 폐쇄적인 일본 시장에서도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내 업체들이 극복해야 할 점도 있다. 일본 사람들은 주로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을 많이 한다. 또 사생활을 중요시하는 특성상 카카오톡처럼 ‘친구에게 게임 추천하기’ 같은 방식에 부정적이다. 그동안 정중동의 자세를 취하고 있던 일본 업체들의 공세도 이겨내야 한다. 야후재팬과 DeNA의 진입은 시장 점유율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온라인 게임 시장은 개발에 3~5년이 걸리는 대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출시가 모두 마무리됐다. 앞으로 신작 출시 사이클은 더 길어질 것이다. 시장이 포화돼 신작 게임 출시가 기존 게임 점유율을 잠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에 의한 시장 잠식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가장 타격이 큰 분야는 게임 포털들의 핵심 현금창출원인 보드·카드 게임과 캐주얼 게임이다. 고스톱·포커류는 내년 1월부터 규제가 적용되면서 추가적인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1인칭 슈팅 게임(FPS)과 MMORPG 쪽은 모바일과는 다른 게임 환경이 요구돼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있다.

결론적으로 모바일 게임, 검색 포털, 온라인 게임 순으로 선호한다. 다만 게임 업체 하나에만 투자하기에는 게임 흥행과 관련한 위험이 크다.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보유한 NHN과 다양한 전략(개발, 퍼블리싱, 채널링)을 갖고 접근하는 중소형 모바일 게임회사들을 같이 매수하는 게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위원 nethead@kt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