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채널 확대 경쟁에 나서고 있다. 영업점을 직접 찾는 고객 수는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스마트폰 등 온라인·모바일로 은행을 찾는 고객은 계속 늘고 있어서다. 이들을 대상으로 영업하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게 은행들의 판단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중순 사이버영업점인 ‘스마트금융센터’에 예금과 외환업무를 추가해 가동한다. 지난 2월 문을 연 신한은행 스마트금융센터에는 상담사 1400여명이 화상 상담 등을 통해 펀드판매와 대출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예금도 이들을 통해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온라인으로 각종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파이낸스몰’을 내년 상반기에 열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뱅킹으로는 예·적금 상품에 가입하는 수준이었는데, 파이낸스몰은 대출을 비롯해 모든 금융상품을 아우르는 가상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온라인 기반 상품 패키지인 아이터치(iTouch)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으로 대출신청 등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관련 서류 제출 등도 은행점포를 방문할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처리 가능하다. 전세자금대출, 직장인신용대출 등으로 관련 상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스마트뱅킹은 내년 핵심 전략사업 중 하나”라며 “스마트뱅킹을 많이 이용하는 젊은층을 위해 스마트 퀵 뱅킹을 만들고, 외국어 서비스나 노령층·장애인을 위한 음성인식 기술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이 잇달아 비대면 채널 확대에 나서는 것은 이 채널을 통한 금융상품 가입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해 9월 입출금과 자금이체 거래를 기준으로 한 은행업무 가운데 12.2%만이 은행 창구(대면거래)에서 이뤄졌다. 10년 전인 2002년 9월에는 각종 업무의 40.8%가 은행 창구에서 이뤄졌던 것과 상당히 다르다.

반면 스마트뱅킹용 예금 등 비대면 채널 전용 수신상품 판매액은 올해 5월 말 기준 1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조8000억원 증가했다.

임영학 우리은행 상품개발부장은 “인터넷·모바일 등으로 고객이 상품에 가입할 경우 은행 입장에서는 각종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에 그만큼 고객에게 유리하게 상품을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대면 채널을 통해 고객이 찾는 상품, 원하는 상품을 선보이면 은행 수익에도 그만큼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