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도 유행을 탄다는데 어떤 장사가 유망할까.’ 조기 은퇴자들이 끊임없이 갖는 질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비씨카드와 함께 분석한 주요 자영업종의 카드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비씨카드가 자영업 위주의 가맹점 100만여곳을 120개 업종으로 분류해 지난 1년간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떡볶이전문점(30.5%)이었다. 지난해 10월 떡볶이전문점의 가맹점당 평균 카드 매출액은 171만원이었지만 올 10월에는 223만원으로 늘었다.

토스트(14%), 라면 김밥 등 분식(8.4%), 핫도그(8.1%), 찐빵(8%) 등 값싼 음식을 파는 가맹점 매출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도 저가 도시락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11.7%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나 제과점 등은 이렇다 할 매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아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오리고기, 옻닭, 민물장어 등 음식값이 비싼 업종은 쓴맛을 봐야 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오리고기전문점, 장어전문점 등은 회식 수요가 많은데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모임이 크게 줄면서 타격이 심한 것 같다”며 “회사 주변 음식점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겠지만 시 외곽에서 영업하는 곳들은 훨씬 고전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매점 중에서는 낚시용품점(11.3%)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주력으로 다루지 않는 업종이 잘 됐다. 자전거판매점의 경우 4대강 사업에 따른 자전거길 정비 등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대형마트와 달리 고가 자전거 위주의 판매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면서 매출이 6.6% 늘었다.

매출이 9.8%나 떨어진 골프용품 업종은 중산층의 골프인구 유입이 주춤하면서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이 매출 감소 원인으로 꼽혔다. 건강과 웰빙은 꾸준한 소비 트렌드였지만 경기불황의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스포츠센터(-27.6%)와 요가·단식원(-12.8%), 비만·피부관리점(-8%) 등이 어려움을 겪었고 죽전문점(-13.2%)도 불황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역별로 업종 간 명암이 상당히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 업종에는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호황 업종은 많이 달랐다.

서울에서는 떡볶이 업종이 매출 증가율 1위에 올라 전국 평균과 같았지만 2위는 조개구이(16%)가 차지했다. 부산에서는 우동(42%)과 민속주점(41%)의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대구와 광주에서는 각각 자전거(68%)와 스낵(37%)이 매출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울산에서는 돈가스(56.3%), 소주방(53.2%), 추어탕(40.8%)이 매출 증가율 1~3위에 올랐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가맹점 규모나 지역 특성에 따라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며 “이런 특성을 감안해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