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에 부장을 단 지 9개월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오너 일가도 아닌데 이같은 초고속 승진이 가능한 것은 "성과 있는 곳에 승진있다"는 삼성그룹의 인사원칙에 따른 것이다.

삼성이 7일 발표한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신임ㆍ발탁 승진자가 나왔다. 그룹의 미래성장을 주도할 인물을 중용하고, 젊고 역동적인 조직을 구현하기 위해서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335명의 신임승진과 74명의 발탁 승진이 이루어졌다. 특히 30대 발탁 승진자도 4명이나 포함됐다. 발탁은 정해진 승진 연한보다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빨리 승진하는 제도다.

삼성전자 조인하 부장(38)은 30대 발탁 승진자 중 유일한 여성이다. 아르헨티나 소비자가전(CE) 담당 주재원 출신으로 세계 시장에서 삼성 TV의 점유율을 1위로 끌어올린 성과를 인정받아 3년 대발탁으로 상무를 달았다. 올 3월 부장이 된 지 9개월 만이다.

삼성 관계자는 "조 신임 상무는 CE 매출이 전년 대비 12% 이상 성장하고 중남미에서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류제형 부장(38)도 3년 발탁으로 9개월 만에 상무 직함을 달았다. 제조기술 전문가로 최초의 A3 프린터 근본설계와 LED TV 발열문제 개선 등 제조혁신을 통한 원가절감에 기여한 점을 평가받았다.

삼성전자 김경훈 부장(38)은 2년 발탁으로 상무로 승진했다. 제품디자인 전문가로 시장 특화형 TV 개발로 중국, 인도, 중남미 등 성장시장 공략을 견인했다.

이 회사 박찬우 부장(39세)도 2년 발탁으로 상무가 됐다. 그는 상품기획 전문가로 갤럭시 시리즈의 차별화된 상품기획과 프리미엄 모델을 통해 성과창출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삼성 관계자는 "해마다 강조해온 신상필벌(잘하면 상을 주고 못하면 벌한다) 원칙이 올해도 이어졌다" 며 "30대에 임원 승진자들을 배출해 팀장급 실무책임군을 두텁게 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