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총재 "내년 후반 경제 회복 시작"
기준금리 0.75% 유지…내년초 인하 가능성 시사

유럽중앙은행(ECB)이 6일(현지시간) 내년도 유로존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하향 조정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올해 마지막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기준 금리를 현행 0.75%로 동결하고 나서 이같이 발표했다.

ECB는 올 들어서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린 이후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기준 금리 동결은 시장의 전망과 일치하는 것이다.

9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국채매입프로그램(OMT) 도입 방침을 발표했으나, 아직 스페인 등 유로존 재정위기국이 이를 요청하지 않은 상황에서 ECB가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특히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이 효과적으로 시장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보다는 통화정책의 전달 체계를 개선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동결 결정 과정에 대해 "폭넓은 토론이 있었다"며 일부 이견이 있었음을 확인, 내년초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올해와 내년도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을 각각 -0.5%와 -0.3%로 햐향 조정했으며, 2014년에는 1.2%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9월 예상한 올해와 내년 각각 -0.4%와 내년 0.5% 전망과 비교할때 특히 내년도 전망을 크게 낮춘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의 경제 활동 위축이 내년에도 확대될 것"이라면서 "내년 후반기에 점진적으로 경제 활동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내년도 물가상승률 전망은 종전의 1.9%에서 1.6%로 내렸으며 2014년도에는 1.4%로 더욱 낮게 잡았다.

드라기 총재는 유동성 공급 정책에 대해서는 현재 고정금리로 제공하는 만기 1-3개월의 단기 자금(MRO) 지원을 최소한 내년 6월말과 7월까지 지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영국 중앙은행(BOE)도 금융통화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하고, 자산매입 규모를 3천750억 파운드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베를린연합뉴스) 박창욱 특파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