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진 외에 미래전략실 전략1팀에도 이목이 쏠렸다.

팀장인 이상훈 사장은 5일 발표된 인사에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으로 이동했고 그 자리에는 김종중 삼성전자 부품(DS)부문 경영지원실장이 옮겨왔다. 또 윤주화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은 제일모직 패션부문 대표이사로 자리를 이동했다.

전략팀이 관심을 받은 이유는 삼성의 독특한 구조 때문이다. 삼성은 이른바 ‘실(室)’로 불리는 곳에 힘이 쏠려 있다. ‘실’은 과거 회장 비서실에서 유래한 말로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을 거쳐 미래전략실로 이름이 바뀌어도 삼성 내에선 여전히 ‘실’로 통한다. 그 중에서도 전략팀은 계열사의 사업기획, 구조조정, 자금, 임원 평가까지 맡고 있어 핵심 조직으로 꼽혀왔다.

이상훈 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의 정통 재무통이다.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삼성전자 경리과에 입사했다. 1990~1994년 비서실에서 그룹 재무 업무를 익혔고, 2004년 상무 때 구조조정본부로 옮겨 사장으로 승진한 지금까지 그룹에서 일해왔다. 1999~2002년 삼성전자 북미총괄 경영지원팀장 시절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미국에서 근무했다. 소탈한 성격이지만 ‘경상도 사나이’답게 성격이 급하다는 말도 듣는다. 앞으로 승진한 이 부회장과 손발을 맞춰 삼성전자의 질주를 뒷받침하게 된다.

새로 전략1팀장이 된 김종중 사장은 경북 영주의 유서 깊은 명문가인 연안 김씨 만취당파의 후손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2008년 삼성특검 이후 구조조정본부가 최소한의 기능만 남기고 해체됐을 때 업무지원실장으로 남아 그룹 살림을 챙겼다. 그 공으로 2010년 말 삼성정밀화학 사장으로 승진했다가 2011년 7월 DS부문 CFO로 복귀했다.

윤주화 사장은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등과 동기로 1978년 입사했다. 1988년부터 재무 분야에서 일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삼성전자의 공급망관리(SCM) 구축에 기여했으며 부사장 시절부터 3명뿐인 등기이사에 올랐다.

이들은 삼성의 신 재무통 인맥으로 불린다. 2008년 이학수 전 부회장 재임 시절엔 ‘제일모직 경리과’ 출신들이 전략팀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이들은 모두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전자 재무파트에서 잔뼈가 굵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