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내정되자 재계의 최대 관심은 삼성그룹의 경영 구도 변화로 모아지고 있다.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가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 주된 관심이다.

즉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 내정자로 그룹 운영의 축이 이동하는지에 촉각이 쏠려 있다.

삼성측은 이재용 부회장 승진으로 당장 그룹 경영권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홍보 책임자인 이인용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 사장 내정자는 '경영권 승계가 빨라지느냐'는 질문에 "승계 가속화라고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그 이유로 이건희 회장이 어느 때보다 왕성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매주 2회 정기적으로 출근해 현안을 직접 챙기는 데다 1년에 100일이상 해외 출장을 다닐 정도로 의욕적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측 설명을 차치하고라도 부회장 승진만으로 경영권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이다.

이건희 회장의 사례를 보더라도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9년 뒤에야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이 회장은 1978년 삼성물산 부회장이 되면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들어갔고 이듬해에 삼성그룹 부회장이 됐다.

당시 이병철 회장이 큰 수술까지 받은 뒤여서 경영권 변화가 곧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결국 이병철 회장이 별세한 뒤에야 총수 자리에 올랐었다.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승계 이야기는 사실 2007년 전무로 승진하면서부터 광범위하게 나왔다.

이는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항간의 이야기와 맞물리면서 퍼져 나갔으나 이건희 회장의 영향력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비자금 특검으로 인해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2010년 3월 복귀한 뒤에는 이전보다 더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에만 7번이나 해외 출장을 갔으며 베트남, 중국 등 현지 공장까지 직접 방문할 정도이다.

경영권 변화는 없더라도 이재용 부회장 내정자는 지금까지보다는 훨씬 큰 폭의 경영을 할 전망이다.

부품부문(DS)과 세트부문(DMC)을 망라해 사업을 챙기고 특히 대외적인 업무를 활발히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인용 사장 내정자도 "지금까지는 COO로서 CEO를 보좌하고 있었다면 부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최고경영진으로서 깊고 폭 넓게 삼성전자의 사업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