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권 발매 사상 두번째 큰 액수인 5억8천750만달러(약 6천400억원) 복권 당첨 '절반의 행운'이 인구 500명 소도시에서 중국인 입양아를 키우며 사는 50대 부부에게 돌아갔다.

30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미주리주 디어본에 사는 신디 힐(51)과 그의 남편 마크(52)는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파워볼 당첨 번호가 발표된 지 단 하루만인 28일 복권국에서 당첨 사실을 확인했다.

신디는 사무관리직원으로 일하다 지난 2010년 해고됐고 남편 마크는 육류가공 공장의 노동자다.

이들은 성인이 된 아들 셋(28, 30, 31세)과 5년 전 중국에서 입양한 여섯살 된 딸을 두고 있다.

힐 부부는 30일 오전 자택 인근의 한 고등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첨 사실을 확인한 것은 아내 신디였다.

신디는 총 인구 496명인 소도시 디어본의 주유소 내 편의점 '트렉스 마트'에서 기계가 임의로 번호를 뽑아주는 '퀵픽' 방식으로 2달러(약 2천200원)짜리 복권 5장을 구입했다.

그는 미주리 주에서 당첨자가 나왔다는 뉴스를 듣고 딸을 학교에 데려다준 뒤 차 안에서 복권을 맞춰봤다.

신디는 "정말 맞는 번호인가 의심이 들면서도 온몸이 떨렸다"며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남편에게 곧장 전화해 "심장이 멈출 것 같다"며 당첨 소식을 알렸다.

힐 부부와 똑같은 복권 번호를 뽑아 1등 상금을 각각 2억9천375만달러(약 3천200억원)씩 나눠갖게 된 애리조나 주 당첨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힐 부부는 '일시불 지급' 방식을 선택, 당첨금으로 1억9천250만달러(약 2천89억원)를 수령했다.

세금을 모두 제하고 나면 총 1억3천650달러(약 1천480억원)를 현금으로 손에 쥐게 된다.

이들은 복권 당첨으로 어느 해보다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게 될 일을 가장 기대하고 있다.

힐 부부의 딸 제이든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조랑말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힐 부부는 당첨금 일부를 지역 고등학교 장학기금으로 기부하고 친인척들의 대학 학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리고 경제적 여유가 생긴만큼 중국에서 자녀를 한 명 더 입양하는 문제도 고려하고 있다.

아일랜드계인 힐 부부는 아일랜드와 중국으로 특별한 가족여행을 다녀올 생각을 갖고 있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디어본을 떠나지는 않을 계획이다.

이들은 "복권이 당첨되기 이전에도 우린 축복받은 삶을 살았다"면서 "인근 카페에서 아침을 먹고 생선 요리로 저녁을 먹는 일상적인 생활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약 하나를 사더라도 값을 꼼꼼히 비교하고 사는 남편 마크는 빨간색 스포츠카 쉐보레 '카마로'를 갖는 게 꿈이었지만 지금까지 끌고 다니던 오래된 픽업트럭을 굳이 바꿀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복권 역사상 최고 당첨금액은 지난 3월 메가밀리언 복권이 기록한 6억5천600만달러(약 7천400억원)이다.

이 당첨금은 일리노이, 메릴랜드, 캔자스 주에서 3명의 당첨자가 나와 각 2억1866만달러(약 2500억원)씩 나눠가졌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