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현대백화점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인 ‘베즐리’(사진) 인수를 추진 중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 외식 계열사인 CJ푸드빌은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에 베즐리 사업을 인수하는 동시에 임직원 고용도 승계하겠다는 제안서를 보내고 막바지 협의를 벌이고 있다. 인수금액은 120억원 안팎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즐리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식자재 유통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가 2000년 선보인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로, 현대백화점 13개 점포에서 운영 중이다. 연간 매출은 250억원 선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대기업 오너 2, 3세를 겨냥한 ‘재벌 빵집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달 “사회적 여론에 부응하고 상생을 적극 실천하기 위해 베이커리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하고 인수 후보군을 물색해왔다. 사모펀드를 포함해 복수의 후보가 인수 제안서를 냈으며, 이 중 인수금액을 가장 높게 적어낸 곳이 CJ푸드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실무진에서 제안서를 낸 것은 맞다”며 “인수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추진 배경이나 향후 계획 등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CJ는 인수 제안서를 받아 검토 중인 여러 후보 중 하나일 뿐이며 매각 상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CJ푸드빌이 베즐리를 인수하게 되면 ‘대기업이 철수키로 한 베이커리 사업을 다른 대기업이 인수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CJ푸드빌은 국내 베이커리 업계 2위 브랜드인 ‘뚜레쥬르’를 포함, 17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매각 작업을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시간에 쫓겨 서두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빵집 논란이 올초 불거진 이후 삼성그룹 ‘아티제’, 롯데그룹 ‘포숑’, 현대자동차그룹 ‘오젠’, 두산그룹 ‘페스티나 렌떼’ 등이 베이커리 사업에서 줄줄이 손을 뗐다. 아티제는 지난 4월 대한제분에, 포숑은 5월 영유통에 각각 매각됐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