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20일 오후 2시50분

10여년 전 리타워텍 사건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최유신 회장(사진)이 국내 증시에 돌아왔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청보산업에 대해 ‘경영 참여’를 선언한 것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캐나다 투자회사인 스팩맨에쿼티스그룹은 최근 청보산업 지분 1.01%를 장내에서 추가로 매수, 보유지분을 6.08%로 늘렸다. 이 회사는 지분 추가 매입과 함께 보유 목적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꿨다.

스팩맨에쿼티스그룹은 최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캐나다 상장 기업이다. 운용자산은 1724만캐나다달러 수준이다.

미국 하버드대 출신인 최 회장은 2000년 파워텍(이후 리타워텍으로 사명 변경)이란 보일러 모터회사를 인수하면서 한국 증시에 데뷔했다. 당시엔 생소했던 현금 대신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리타워텍 주가는 단기간에 최저가 대비 200배나 올랐지만, 이후 주가가 폭락하며 2003년 4월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됐다. 최 회장도 이 과정에서 주가조작 혐의로 조사받았지만 대부분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스팩맨그룹은 청보산업이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어 지분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해외 상장, 동종업계 M&A, 자사주 소각 등 다양한 경영 전략을 제안했다”며 “경영진과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협의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청보산업은 1978년 설립된 기업으로 자동차 엔진 부품 등을 제조해 완성차 회사에 납품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 176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을 냈다. 지난 9월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106억원이다. 90세인 박순이 회장(13.48%)과 안상욱 대표(11.05%) 안정균 감사(3.81%) 등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전체 지분의 34.49%를 보유하고 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