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제조업 지수가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소비심리는 4년 반 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다. 10월 실업률 역시 7.9%로 소폭 반등했지만 2개월 연속 8%를 밑돌았다. 주택시장이 회복되자 제조, 고용, 소비 등 경제 전반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주택·제조·소비 곳곳서 회복 신호

제조업 지수는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0월 제조업 지수가 51.7로 지난 9월(51.5)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50.5도 웃돌았다.

이로써 미국 PMI는 두 달째 기준선인 50을 넘어섰다. 미국 제조업 경기가 두 달 연속 확장세를 이어갔단 얘기다. 이 지수는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회복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제조업 지수가 8월 49.6으로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을 때만 해도 미국이 세계경제 침체의 여파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두 달 만에 다시 회복세로 접어들자 미국 경제 기반이 그만큼 탄탄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제조업뿐 아니라 소비심리도 좋아졌다. 주택 가격이 오르자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민간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는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72.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건설지출 규모도 3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미국 상무부는 9월 건설지출이 전월 대비 0.6% 증가한 851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확인해준 셈이다.

미국 중앙은행(Fed)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브래들리 홀콤 ISM 조사위원회 의장도 “제조업 경기가 모멘텀을 되찾았다”고 분석했다.

◆실업률도 두 달 연속 7%대

고용시장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낙관론이 강해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0월 실업률이 7.9%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전달(7.8%)보다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8%를 밑돌았다. 10월 신규 취업자 수는 17만1000명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12만명)를 웃돌았다.

전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9000건 감소한 36만3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37만건보다도 적었다. 시장조사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미국의 10월 민간 고용이 15만8000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올 들어 가장 큰 폭의 증가다. 미국 경제가 확장세를 나타내면서 고용시장도 꾸준히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0월 실업률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줄 마지막 경제지표로 주목받아왔다. 고용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와 경제회복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가 출범한 이래 실업률이 2개월간 7%대를 유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9년 2월부터 실업률은 줄곧 8~10% 사이를 오르내렸다.

전설리/노경목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