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너레이션(me generation)이 아닌 위 제너레이션(we generation)이 향후 10년 이상 시장을 주도할 겁니다.”

레이첼 보츠만 협력연구소(Collaborative Lab) 소장(사진)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개인의 소유를 중시하는 미 제너레이션에서 다른 사람들과 재화 등을 공유하려는 위 제너레이션이 급부상하면서 소비 방식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츠만 소장은 “이들이 지향하는 협력적 소비가 시장을 지배하는 새로운 ‘머니 코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츠만 소장은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의 공유경제 업체에 컨설팅을 해주는 협력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빌 클린턴 자선재단’ 이사를 역임한 그는 현재 공유경제 업체에 투자하는 ‘콜레보레이션펀드’의 파트너로도 일하고 있다. 지난해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테드(TED) 강연에선 ‘내 것이 네 것(What’s Mine is Yours)’이란 주제로 협력적 소비를 알리기도 했다.

위 제너레이션은 거래를 할 때 이익보다 신뢰를 먼저 생각하고, 환경 등 공적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 집단을 통칭한다. 이들은 또 저렴한 가격과 화려한 광고보단 소비 과정과 방식에 주목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결집하는 특징이 있다. 주로 20~30대다. 보츠만 소장은 “20세기가 소비와 광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관계와 협동의 시대”라며 “이런 변화를 포착한 위 제너레이션이 상상하지 못한 제품과 서비스를 공유하는 시대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미 제너레이션과 달리 위 제너레이션은 스스로 작은 기업가도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공유경제에선 업체만이 돈을 버는 게 아니라는 것. 그는 “자신이 쓰지 않는 물건이나 공간을 빌려주면서 개인 역시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공유경제가 지속가능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앞으로 공유가 소유를 대체할 것인가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보츠만 소장은 “위 제너레이션은 소유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고 협업하는 게 거부할 수 없는 시장의 변화란 사실을 인식한 것일 뿐”이라며 “소유와 공유는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닌 보완적인 관계”라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