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창업자 출신인 표철민 위자드웍스 사장(27·사진)은 지난 7년간 주력 사업을 네 번이나 바꿨다. 바람 잘 날 없는 IT(정보기술)업계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다.

그가 가장 먼저 접은 사업은 개인화 포털이었다. 누구나 동일한 초기화면을 제공받는 네이버 등과 달리 개인화 포털은 인터넷 사용자가 자신이 선호하는 정보를 우선적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위자드웍스는 2006년 아시아유망 100대 벤처기업으로 선정될 정도로 혁신적인 기술을 자랑했다. 하지만 창업 2년도 지나지 않아 깨끗이 포기했다. 기대한 만큼 트래픽이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사업은 인터넷 블로그 좌우에 날씨정보나 시계, 뉴스 등을 보여주는 미니 정보창인 위젯이었다. 출발은 좋았다. 블로그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50여개 기업들이 홍보용 위젯을 만들어달라며 위자드웍스를 찾았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스마트폰의 등장 때문이었다. 조그마한 스마트폰 화면에 위젯을 넣을 자리는 없었다.

이번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사업이었다. 2009년 11월 어느 콘퍼런스에 참석해 “스마트폰 시장이 커질려면 멀었다”고 단언했다가 ‘망신’을 당했지만 어쩔 수 없이 방향을 틀었다. 결과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선착하면서 600개에 달하는 앱을 만들어 매출을 올렸다.

표 사장은 그 뒤에 ‘팜빌’ 등 소셜게임의 확산을 보면서 직접 회사를 차렸지만 ‘반짝’ 인기에 편승하는 것 같아 이마저도 포기하고 다섯 번째 비즈니스인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솜노트’는 벌써 25만건 다운로드됐고 최근 내놓은 ‘솜투두’도 선전하고 있다. 그는 “바꾸지 못하면 죽는다는 말은 딱 우리 회사를 두고 한 말 같다”며 “어느 순간 뒤돌아봤더니 과거에 우리와 비슷한 사업을 벌여 왔던 회사들이 모두 사라져 있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