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는 2000년 테이블 30개, 머신 480개의 스몰 카지노를 개장했고, 2003년에는 테이블 70대, 머신 480대를 추가해 메인 호텔을 열었다. 카지노 사업은 2011년 기준으로 강원랜드 전체 매출의 94.2%를 차지한다. 98.1%를 차지했던 2004년보다는 카지노의 매출 기여도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카지노 부문은 강원랜드의 주력 사업으로 꼽힌다.

○비(非)카지노 부문의 높은 성장성에 주목

강원랜드는 외형 확대를 위해 주력인 카지노 부문 외에 비카지노 부문의 매출 확대도 적극 나서고 있다. 비카지노 사업으로 호텔과 콘도, 골프장과 스키장을 운영 중이다. 호텔과 콘도, 골프장 등은 카지노 영업을 뒷받침하는 부대 시설의 성격을 띤다.

스키장은 카지노와 별개로 독립적인 리조트로 운영되고 있지만 스키장 방문객 수와 슬롯머신 드롭액(칩으로 전환한 금액) 증가율은 정비례 관계를 보인다. 슬롯머신 등 가벼운 카지노를 즐기려는 리조트 이용객들이 스키 시즌에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강원랜드는 지난 2월 워터월드 조성 사업에 1672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는 2015년 5월 완공될 예정이며, 워터월드의 면적은 7만1458.2㎡(약 2만1654평)로 국내 5대 워터파크 시설에 필적하는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같은 규모를 감안할 때 워터월드 조성을 통해 연간 매출 200억원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강원랜드 연간 매출액의 1.5%에 해당한다. 사행 산업이 아닌 다른 영역의 사업으로 매출 비중을 늘린다는 명분과 함께 리조트 이용객이 카지노로 유입되는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높은 세금부담이 수익성 저해요인

강원랜드는 지난 11일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33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고, 카지노 부문 매출과 비카지노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와 22.3% 성장했다. 다만 개별소비세 납부와 폐광기금률 상승, 컨벤션호텔 개장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했다.

강원랜드는 다른 카지노업체에 비해 국세·지방세 등의 비용 부담이 큰 편이다. 강원랜드는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설립됐다. 이에 따라 교육세를 포함해 매출액의 4%가량은 개별소비세(카지노세)로, 매출액의 10%를 관광기금으로 각각 납부하고 있다. 또 세전이익의 25%는 폐광지역개발기금으로 낸다. 강원랜드는 강원도 지역 연계 사업에도 출자하고 있고, 기타 기부금도 출연해 수익의 일부를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카지노 증설 여부에 관심 집중

강원랜드는 마지막 증설이 이뤄진 2004년(32대 테이블 추가) 이후 수요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8년간 증설 없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테이블을 둘러싼 사이드 베팅을 위한 공간마저 충분하지 않아 회전율이 정상 수준보다 크게 낮다. 강원랜드는 혼잡도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4분기부터 환경 개선 공사에 돌입했다. 5월 말 완공될 계획이고, 이후 용도 변경 허가를 거쳐 영업장으로 쓸 예정이다.

강원랜드는 테이블 가동률이 150% 가까이 올라가 있고, 슬롯머신의 가동률도 주말에는 거의 100% 수준에 달한다. 영업시설 가동률이 한계치까지 상승해 있다. 슬롯머신 회전율 상승과 빈 자리 알림 시스템 도입 등으로 영업 효율성을 제고하면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증설 없이 더 이상의 매출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증설된다면 매출은 계단식으로 상승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랜드 증설에는 두 곳의 이해 관계가 얽혀 있다. 하나는 강원랜드의 증설 허가 여부를 직접적으로 쥐고 있는 중앙정부이고, 다른 하나는 강원랜드를 절대적인 세원(稅源)으로 보유하고 있는 강원도 지방정부다.

강원도 입장에서는 세수 확충을 위해 강원랜드의 증설이 필요하다. 강원랜드가 법인세를 제외하고 개별소비세, 관광진흥기금, 폐광지역개발기금을 납부하고 있어 세금을 더 걷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매년 지역 연계 사업에도 출자하고 기부금까지 출연하고 있어 추가 출자 가능성도 크지 않다.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됨에 따라 강원도가 지방 재정을 확충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강원랜드가 강원도의 재정 기여 비중이 높기 때문에 강원도의 협상력이 높아진 현 시점에서 증설 가능성은 크다고 판단된다. 다만 증설 규모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마지막 허가가 났던 2004년에도 규모 및 일정이 명확해진 것은 증설 한 달 전이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시설 부족과 혼잡은 강원랜드나 강원도의 이해 관계를 떠나 방문하는 이용객들의 편의성을 저해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증설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지금은 강원랜드의 변화가 수면 아래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국면이지만, 증설 기대감이 유효한 현 시점에서 강원랜드에 대한 매수 관점을 유지한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 annelee@ibk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