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는 크게 재무설계와 투자설계로 나눌 수 있다. 재무설계란 노후 준비, 자녀 결혼 비용 마련 등 특정한 목적에 맞게 현금을 준비해 나가는 계획을 말한다. 반면 투자설계란 자산을 매년 안정적으로 늘려 나가기 위해 필요한 자산 배분 전략과 종목 선택 전략 등을 뜻한다.

40대는 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시기다. 자녀들이 초·중·고교에 들어가면서 사교육비를 포함한 자녀 양육비가 크게 늘어난다. 대개의 경우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소득이 따라주지 못한다. 소득 대비 저축률이 가장 낮은 연령대가 바로 40대라는 얘기다.


○재무설계는 전문가 상담 바람직

그렇다고 40대가 신경 써야 할 것이 ‘소비 줄이기’만은 아니다. 본격적으로 은퇴 자산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해야 하는 시기도 바로 이때여서다. 개인별로 재무설계를 받아야 할 시점이란 얘기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만으로는 부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개인연금과 연금보험, 연금저축 등을 통해 현금 흐름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은퇴 후 필요한 현금 흐름은 개인별 편차가 큰 만큼 각자 전문가와 상담한 뒤 설계하는 게 좋다.

따라서 일반화하기 어려운 재무설계보다는 투자설계에 포커스를 맞춰 40대 재테크 전략에 대해 제안하겠다.

재테크 전략을 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할 자산을 어떤 식으로 배분하느냐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시대에 접어들었다. 과거에는 은행에만 돈을 넣어도 이율이 물가보다 높았기 때문에 손쉽게 자산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금리가 물가보다 낮기 때문에 자산 중 일부분을 투자 자산으로 배분해 전체 자산의 수익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자산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대수익률이 ‘인플레이션+국내총생산(GDP) 증가율’보다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는 이런 점을 감안해 40대에 맞는 투자전략을 짰다.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블랙리터만 모델을 사용, 원금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절세 전략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기대수익률은 11.45%이며, 위험(표준편차)은 11.81%다.


○투자자산 30%는 국내외 주식에

먼저 전체 자산의 25%를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 삼성자산운용이 굴리는 ‘코덱스200’과 같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국내 증시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점, 저금리 기조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증시로 흘러들어올 유동성이 풍부한 점 등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가 오를 가능성은 큰 편이다.

ETF는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하도록 설계한 지수연동형 상품이다.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일반 주식과 동일하게 거래된다. 따라서 많지 않은 투자 자금으로도 분산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보자들도 부담없이 투자할 수 있다. 개별 종목에 투자하려면 해당 기업에 대한 특정한 정보를 알거나 분석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지만, ETF는 ‘한국 증시가 오를 것이다’, ‘전자산업 전망이 밝다’는 정도만 판단할 수 있으면 된다. 주식시장 전체 또는 특정 산업의 흐름만 알아도 된다는 얘기다.

해외 주식 비중은 4~5% 정도 가져간다. 해외 각국의 자금 수급과 성장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등을 고려해 인도네시아 중국 미국 관련 펀드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피델리티미국’이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굴리는 ‘미래 차이나 A 셰어 증권자2호 H’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총 자산의 30%가량을 국내외 주식에 넣었다면 35%가량은 맥쿼리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맥쿼리인프라는 국채 수준의 안정성을 갖춘 데다 높은 배당금 덕분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물가상승률과 연동해 저율 분리 과세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총 자산의 30%가량은 채권에 넣어둔다. 전통적 투자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정기예금과 국채는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금리가 물가상승률보다 낮기 때문이다. 먼저 알리안츠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이머징 로컬 채권인 ‘알리안츠 핌코 이머징 로컬 채권펀드’에 총 자산의 15%를 넣는다. 이 채권의 연간 기대수익률은 13.6%에 달한다. 개발도상국의 국채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으로 높은 이자 수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노린다.

나머지 15%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글로벌 다이나믹 채권 펀드’에 투입한다. 이 펀드는 여러 선진국 국채와 회사채, 하이일드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 기대수익률은 연 9.01%다. 해외 채권은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스프레드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는 점, 미국 3차 양적완화 조치 기대에 따른 달러 약세 전망 등으로 인해 향후 투자 매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단기자금은 5% 수준으로 제한을

‘비상금’ 역할을 하는 단기자금은 전체 투자금액의 5% 수준으로 제한한다. 현대증권의 현대CMA나 산업은행의 다이렉트 하이 어카운트 등에 넣어두는 것을 권한다. 필요할 때마다 자금을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는데도 은행의 보통예금보다 금리가 높다. 하지만 너무 많은 자금을 CMA에 넣을 경우 ‘다른 곳에 투자했더라면 더 큰 수익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는 셈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적게 가져가는 게 좋다.

투자도 관리가 중요하다. 지속적인 자산관리를 통해 투자자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모색하고 꾸준히 수정하는 투자자와 그렇지 않은 투자자 간 실현 수익률에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귀찮다는 이유로, 투자할 자금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은행 정기예금과 같은 쉬운 투자 방법만 택할 경우 기회손실을 피할 수 없다. 반대로 고수익만 노리고 주식에 ‘몰빵’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성공적인 자산관리의 지름길은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이 가진 자산의 기대수익률을 높이고 위험은 낮추는 방식으로 불려 나가야 한다. 자산관리는 과학이다.

이희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프리미어컨설팅팀장 h.lee@hdsr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