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걸리던 리튬 생산…포스코, 한달로 단축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염수(바닷물)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리튬 생산에 걸리는 시간도 종전 12개월에서 1개월 이내로 단축했다.

포스코 산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염수에 고농도로 녹아 있는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 지난해 7월 준공한 파일럿 플랜트에서 하루 1000ℓ의 염수로 리튬 5㎏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발표했다.

RIST는 리튬 회수율도 기존의 자연증발 방식보다 최대 30%포인트 더 높은 80%로 끌어올렸고 리튬 추출에 걸리는 시간도 12개월에서 1개월 이내 최소 8시간으로 단축했다고 밝혔다.

또 순도 높은 리튬 추출의 걸림돌이던 마그네슘·칼슘·붕소 등의 희귀 자원도 함께 분리 추출해 염수에 포함된 다양한 고부가 원소들의 자원화 길도 열었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이번에 성공한 주요 기술 30여건을 국내외에 특허출원해 기술경쟁력을 입증하고 지식재산권을 확보했다.

리튬은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와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쓰이는 핵심 소재로 대부분 염수에 고농도로 녹아있다. 한국은 세계 1위의 리튬 배터리 생산국으로 연간 약 1만2000의 리튬을 사용하고 있으나 매장자원이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신기술 개발로 리튬 세계1위 보유국가인 볼리비아의 우유니 염호 리튬 개발사업 참여에 확실한 우위를 다지는 계기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유니 염호는 볼리비아 리튬 매장량 540만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미국 스위스 핀란드 등 세계 각국이 볼리비아를 대상으로 리튬 확보전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2010년 8월 볼리비아에 RIST의 리튬 제조기술을 소개하며 호의적인 반응을 얻은 후 본격적인 파일럿 기술개발에 들어가 1년여 만에 염수에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술개발 과정에서는 RIST가 만든 인공염수를 사용했으나 최종 검증 때는 이상득 의원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볼리비아에서 자원외교를 펼치며 확보한 우유니 염수 1만5000ℓ를 사용해 자연상태의 염수에서도 리튬 추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RIST는 이날 볼리비아 리튬자원관련 주무장관인 알베르토 에차수 증발자원총국장과 이상득 의원,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이준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리튬 추출을 시현하고 기술개발 설명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에차수 총국장은 “포스코 측과 리튬 추출 신기술의 활용 방안에 대해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번 신기술 개발을 계기로 해외에 리튬 추출공장 건설에도 나선다. 이미 지난해 8월 칠레의 리튬 염수 광권을 보유하고 있는 페루의 ‘Li3 에너지’와 미국 PALC에 지분투자를 마쳤다. 지난해 말에는 휘닉스소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양극재 시장에 진입하는 등 배터리 부품 소재산업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