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의 단기 금리 지표인 리보(런던은행간금리ㆍLIBOR)의 조작 시스템이 확인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이날 캐나다경쟁국(CCBㆍCanada's Competition Bureau)이 오타와 법정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한 은행이 조사 당국에 다수의 트레이더와 브로커가 짜고 리보를 조작해왔음을 털어놨다고 전했다.

CCB는 해당 은행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이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 은행이 스위스 은행 UBS라고 WSJ에 전했다. 앞서 UBS는 북미와 유럽 및 아시아 당국의 공동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UBS 측 대변인은 그러나 이번 WSJ의 보도와 관련 로이터통신에 "언론의 추측에 코멘트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보도에 따르면 여러 명의 관계자가 2007~2010년 엔리보 조작에 가담했고, 당국은 리보와 연계된 특정 파생상품 가격 조작 기도도 함께 이뤄진 것으로 보고 조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엔리보 조작에 씨티그룹, 도이체방크, HSBC, JP 모건 체이스,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 및 UBS가 "협조했다"고 밝혔다고 CCB 자료를 인용해 저널은 덧붙였다.

씨티그룹과 JP모건,RBS 측은 이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고 도이체방크, HSBC 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이에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0년 시작된 이 조사와 관련 최근 JP 모건 체이스와 RBS, 씨티그룹의 트레이더 10여명이 해고 통보를 받거나 정직 당했다고 이달초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문제로 기소된 은행이나 개인은 없다.

또 미국 유럽 및 아시아에서 최소 9개국의 금융당국은 이들 은행 직원이 리보뿐 아니라 티보(TIBOR·도쿄 은행 간 금리) 유리보(EURIBOR·유로존 은행 간 금리) 조작에도 개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영국은행연합회가 회원 은행 20곳의 금리 정보를 받아 가장 낮은 금리와 가장 높은 금리 4개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평균해 발표하는 리보는 달러 및 유로로도 산정되며, 주택과 자동차 융자에서 기업 차입 및 파생상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모두 350조 달러 이상의 방대한 자금시장에 적용되는 핵심적인 차입 기준이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