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만 박사, 대한상의 세미나서 발표

국제금융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김종만 박사는 17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세계경제 위기 전망' 세미나에서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여부는 유럽 재정위기의 심화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박사는 "지난해 12월 미국이 취한 경기부양 조치가 올해 말에 종료되면 더블딥 가능성은 33.3%에 이른다"며 "여기에 유럽 신용쇼크가 생기면 더블딥 가능성은 40%, 유동성 쇼크까지 더해진다면 55%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박사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더블딥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재정 악화, 정치적 리더십 부족 등으로 정책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세계경제가 회복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 경제의 경우 위기의 여파로 세계 교역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커 수출을 중심으로 피해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최근 국내 금융시장 불안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의 입장에서 불가항력적인 것이지만 2008년보다는 외환 상황 등이 상당히 개선돼 있는 만큼 회복도 그만큼 빠를 것"으로 진단했다.

토론자로 나선 오석태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원화 약세가 이어지겠지만 수출업체의 대기 매물을 고려할 때 원ㆍ달러 환율이 1천200원을 크게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초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미국의 양적완화로 달러 유동성이 늘어나면 환율 하락세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위기가 우리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국 및 유럽에 대한 우리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다 주력 수출제품이 선진국 경기에 민감한 IT,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이라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