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국내 증시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국면은 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 경우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달 중순 예정된 3분기 어닝시즌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어닝시즌은 증시 반등을 이끌 재료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많다. 주요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잇달아 하향 조정되고 있어서다.

◆이익 전망치 두 달 새 10.7%↓

3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실적 전망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96개 기업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9월 말 현재 24조641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기업의 3분기 이익 합계는 유럽 신용위기가 불거지기 직전인 7월 말까지만 해도 27조6174억원으로 예상됐지만 이후 두 달 만에 10.7% 하향 조정됐다.

업종별로는 IT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두 달 전에 비해 32.48% 줄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통신서비스(-24.2%) 유틸리티(-19.30%) 업종의 이익 전망치 하향폭도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경기소비재와 의료는 각각 0.1%,5.93% 상향 조정됐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로 3분기뿐 아니라 그 이후 전망치도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기업 실적이 주가 반등의 모멘텀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기대주는 IT · 건설 · 자동차

전문가들은 그나마 업황 전망이 나아지고 있는 IT와 건설,실적 모멘텀이 살아 있는 자동차 · 부품업종 내에서 이익 개선 기대감이 살아 있는 개별 종목 중심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 · 달러 환율 상승으로 자동차주의 실적은 예상보다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닝시즌 동안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3분기(연결 기준) 매출 19조2672억원,영업이익 1조8437억원을 올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T주들은 이익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지만 우려했던 것보다 실적 둔화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는 6일 예상 실적을 발표할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30.5% 줄어든 3조3804억원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실제 이익 규모가 예상치를 소폭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LG전자는 3분기 73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예상 실적이 컨센서스를 웃돌 경우 실적 호전주에 대한 매수세가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건설과 금융주 실적도 예상보다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상미/강지연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