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투자를 쉬어야 할 때지만 하반기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경기회복을 배경으로 2400선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

한국경제TV 와우넷에서 전문가로 활동 중인 강동진 버크셔리치컨설팅 대표(52 · 사진)는 "지난 5월 이후 국내 증시는 작년 2분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작년 2분기 역시 국내 증시는 그리스 재정문제와 미국의 경제지표 악화로 하락하다 하반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확대되면서 올 2월까지 랠리를 펼쳤다"며 올 하반기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공학박사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강 대표는 증권정보사이트 팍스넷의 개설자 중 한 명이다. 1999년 팍스넷 개설과 함께 '스티브'라는 필명으로 온라인 투자컨설팅을 시작했고,한경TV 와우넷 전문가들 중 매크로(거시경제) 분석에 가장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07년 워런 버핏의 벅셔해서웨이를 벤치마크로 한 버크셔리치를 창업했다.

강 대표는 시장의 우려와 달리 미국 경제가 자생적인 회복력을 갖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 미국 정부가 3차 양적완화정책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강 대표는 "시장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3차 양적완화는 필요치 않다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민간의 자생력이 살아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컨센서스가 보수적으로 봐도 2.8~3% 수준인 데 반해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이 2%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하반기 경기 모멘텀이 강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풀이다. 강 대표는 "5~6월 미국의 경제지표가 방향성 없는 등락을 보인 것은 3월 일어난 일본 대지진의 영향 때문"이라며 "지난주 ISM서비스업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한 것을 시작으로 향후 발표되는 주요 지표들도 조금씩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국내 증시도 6월 말~7월 초를 기점으로 반등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경제지표를 중시하는 그는 "다양한 지표들 중에서도 가중치가 높은 지표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며 "고용지표의 경우 경기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현재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스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리스는 이미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난 것과 마찬가지"라며 "오히려 디폴트를 선언하면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유로화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자산의 가격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증시로 글로벌 유동성이 다시 유입되면서 코스피지수를 2400 선 위로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강 대표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차(자동차) · 화(화학) · 정(정유)' 종목들은 일부 투자자문사를 중심으로 한 왜곡된 수급구조 때문에 펀더멘털(내재가치)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수준까지 급등했다"며 "그나마 지난달 이후 나타난 주가 조정으로 왜곡된 압축장세는 상당 부분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대신 금융주와 내수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하반기엔 헤지펀드 도입방안 등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며 "프라임 브로커리지 부문에 강한 증권주와 금융지주사들이 주도주의 한 축으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내수주 역시 '차 · 화 · 정'의 빈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엔 코스닥시장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분석이다. 강 대표는 "대형주 중심의 쏠림이 중소형주펀드의 수익률 부진과 그에 따른 펀드 환매로 이어지면서 시장기능을 상실하는 수준까지 왔지만,하반기에는 주가가 싼 우량주들을 중심으로 상승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