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돼지고기 가격 안정화를 위해 반값 쇠고기를 내놓은 가운데 돼지고기 가격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전국 돼지고기(박피 · E등급 제외) 평균 경락가격은 ㎏당 7813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8.5% 올랐다. 작년 이맘 때와 비교하면 68.1% 상승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는 것은 지난해 11월 말 발생한 구제역 여파로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정주성 축산유통연구소장은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사육돼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330만마리를 살처분했다"며 "5월 공급 물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정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자 정부는 지난 1월부터 3개월에 걸쳐 냉동 삼겹살 1만t을 포함,수입 돼지고기 13만t을 무관세로 들여올 수 있도록 했다.

하반기에도 같은 양의 수입 돼지고기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정부가 직접 수입 업체로부터 냉장 삼겹살 2만t을 구입해 판매 업체에 공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지난 11일부터 돼지고기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4만마리 분량의 쇠고기를 지난해 말 가격의 절반 수준인 ㎏당 1만6900원에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구제역 이전 수준으로 가격이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최소 2~3년은 지나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정 소장은 "새끼 돼지를 키워서 출하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린다"며 "국내 돼지고기 소비층이 두텁기 때문에 가격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쇠고기 가격 하락세도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량이 가장 많은 '거세 한우'의 경락가격(1~3등급 평균)은 지난 10일 ㎏당 1만2810원으로,한 달 전보다 2.2% 올랐다. 한 해 전에 비해서는 23% 싼 값이다.

정 소장은 "구제역 때문에 소들을 출하하지 못한 물량이 몰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정도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제역으로 죽은 소는 전체 사육두수의 4%에 그쳐 돼지에 비해 피해가 작았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