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의 경기회복에 적신호가 켜졌다.

각종 경제지표들은 성장 둔화가 경기 회복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조업 회복속도가 둔화되고 있고, 주택 경기 역시 지지부진할 뿐 아니라 감소추세에 있던 실업률도 다시 높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4월 중 주택착공 실적은 52만3천채(연율환산 기준)로 전월에 비해 10.6% 감소했다.

또한 향후 주택경기를 보여주는 신축 허가건수도 4월중 55만1천채로 전월에 비해 4.0% 감소해 시장전문가들의 추정치인 58만∼59만채를 밑돌았다.

주택차압 물량이 계속 시장을 압박하면서 주택건설 경기가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민간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4월 경기선행지수도 0.3%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10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5월 필라델피아 연준 지수도 3.9로 전달보다 크게 하락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역시 전주 대비 2만5천건이 증가한 42만9천건을 기록했다.

이는 1월말 이후 최고 규모로 전문가 예상치인 39만5천건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앞다퉈 2.4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 전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니겔 가울트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에는 경기침체후 주택과 소비에 의해 빠른 경기 회복을 이룰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2분기 성장률이 3% 미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JP 모건체이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당초 3%로 잡았던 성장률 전망을 2.5%로 하향조정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2.8%에서 2%로 기대치를 낮춰 잡았다.

도이치뱅크 역시 3.7% 였던 성장률 전망을 3.2%로 하향조정했다.

전문가들은 회복 둔화의 요인을 고유가로 인한 비용 증가, 악천후, 일본 지진 여파로 인한 부품 공급 차질 등을 꼽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잠정적 역풍들이 진정된 후에도 미국 경제는 연준이 경기부양 규모를 축소하고 지방정부들이 예산 균형을 위해 지출을 억제하면서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