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근무 등의 영향으로 주말 캠핑족이 늘고 있다. 덕분에 캠핑 장비도 다양해지고 수요 또한 늘고 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온로드(포장도로 주행) 중심인 스포트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정통 오프로드(비포장 험로 주행) 모델들이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60여년 동안 SUV만을 생산해 온 회사가 있다. '사막 위의 롤스로이스''영국 여왕의 차'로 유명한 레인지로버를 생산하는 영국의 랜드로버다. SUV 외길을 달려온 랜드로버 차량 중에도 정통 오프로더를 컨셉트로 잡은 모델이 있다. SUV 전문 자동차 회사에서 만들어 낸 궁극의 오프로더는 다름아닌 '디펜더'다.

1946년 영국의 모리스와 스펜서 형제가 당시 지프보다 나은 4륜구동의 다목적 차량을 만든 게 랜드로버의 효시다. 랜드로버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 차량은 다목적성과 우수한 성능을 바탕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1958년에 두 번째 랜드로버를 거쳐 1971년 시리즈3까지 선보였다. 랜드로버는 1990년부터 디펜더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랜드로버 역사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초기의 강인한 매력을 잘 간직한 디펜더는 여느 랜드로버 모델들보다도 남성적이다. 디펜더가 아닌 랜드로버 모델들도 타 회사 브랜드의 SUV에 비해 충분히 각지고 거친 매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지만,디펜더에 비할 바는 아니다.

디자인보다는 오프로더의 기능성을 생각해 만든 디펜더는 6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모습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실내 역시 여타 럭셔리 컨셉트의 차종들과는 다르다. 오직 필요한 기능만을 투박하고 거칠게 표현하고 있다.

랜드로버는 1948년 최초 생산된 이래 아직도 70%에 이르는 차들이 도로에 굴러다니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튼튼하고 견고하게 만들어졌다는 방증으로 디펜더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 디펜더는 중동 사막투어에선 빠지지 않는 모델이기도 하다. 또 내셔널지오그래픽 방송 등의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는 이미지컷이나 해외 밀리터리 사진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이 바로 디펜더다.

이러한 탁월한 성능을 바탕으로 오지 구호활동을 하는 국제적십자사에 차량이 기증되기도 했다. 디펜더는 디자인적으로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양산보다는 한정 에디션을 내놓으며 자동차 애호가들을 애타게 했다. 2008년에는 랜드로버 창립 60주년을 자축하며 1800대만이 한정 생산됐는데,아쉽게도 국내에는 선보이지 못했다. 2012년에는 디펜더의 후속이 발표된다고 해 자동차 마니아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입차포털 '겟차' 대표 choiwook@getch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