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최근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전기 슈퍼카인 SLS AMG E-CELL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키로 계약을 맺었다. 2009년 말 다임러그룹 산하 일본 상용차 업체인 미쓰비시 후소에 이어 해외 업체와의 계약으로는 두 번째다.

SK이노베이션은 벤츠의 최고급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키로 한 것을 계기로 향후 글로벌 자동차 업체 공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고급 메이커인 벤츠에 납품하게 됨으로써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을 전 세계에 입증하게 됐다"며 "미쓰비시 후소에 이어 벤츠와도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돼 향후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9월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국내 최초의 고속 전기차인 블루온에 배터리를 공급했으며,올 하반기 출시될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벤가에도 납품할 예정이다. 블루온은 전기의 힘으로만 움직이는 100% 순수 전기차인 데다 시속 60㎞ 이상으로 주행이 가능한 고속차라는 점에서 SK이노베이션의 고용량 · 고성능 배터리 기술력이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블루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한 번 충전하면 주행거리가 160㎞에 달하고 속도는 시속 130㎞까지 낼 수 있다"며 "현대 · 기아차가 처음으로 생산하는 순수 고속 전기차의 배터리 물량을 선점함으로써 배터리 업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아울러 현대 · 기아차와 전기버스 개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해 4월부터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이 추진하는 미국 전기차 개발 컨소시엄 USABC 기술평가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5월 대전 글로벌테크놀로지에 연 100㎿h 생산 규모의 1호 생산라인을 구축했고 충남 서산산업단지에선 2012년 완공을 목표로 500㎿h 규모의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 중이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