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 스완(Black Swan)'이 인기입니다. 완벽한 발레를 추구하다 정신분열 상태에 빠지는 한 발레리나의 이야기죠.주인공 니나 역할을 맡아 혼신을 다해 연기한 내털리 포트먼은 이 영화로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제83회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그 덕분에 국내에서 80만명이 넘는 관객(6일 현재)이 이 영화를 봤다고 합니다.

블랙 스완은 레바논 출신의 투자전문가 나심 탈레브가 3년 전 내놓은 책 이름이기도 합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경영학석사) 출신인 탈레브는 프랑스 파리 제9대학에서 금융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따낸 인물이지요. '월스트리트의 새로운 현인'으로 불리는 그의 주 전공 분야는 파생금융상품이었다고 합니다.

탈레브는 이 책에서 블랙 스완을 일반적으로 기대하기 힘든 극단값 또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으로 규정했습니다. 블랙스완이 현실로 나타나면 엄청난 충격을 주고 사람들은 뒤늦게 적절한 설명을 시도하여 예견이 가능했던 것처럼 야단법석을 떤다는 것입니다.

미국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가 무너진 9 · 11 사건이나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블랙 스완에 해당하지요. 한마디로 검은 백조가 나타날 만큼 발생 확률이 희박한 사건을 말합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자신이 알고 있거나 믿고 있는 것과 같은 방향으로만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하려는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른바 '확인편향(confirmation bias)의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주식이나 펀드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극단 값을 무시하고 보이는 추세만 따라가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지요. 그렇다고 투자자들이 블랙 스완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예측 불가능한 급락장까지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한 상품이 장기 · 적립식 투자입니다. 매달 일정액씩 투자하면 주가가 폭락하더라도 꾸준히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지요. 독자 여러분도 장기 · 적립식 투자상품을 집중적으로 다룬 이번 베터라이프를 읽고 성공투자하시기 바랍니다.

최명수 증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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