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커피가격이 지난 17일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1,2위 아라비카 커피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과 콜롬비아 지역의 원두 생산량이 급감한 탓이다. 지난 5월 말까지만 해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던 국제 커피원두 가격이 급등하자 커피 제조업체들은 잇따라 커피 상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치솟는 국제 커피원두 값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BOT)의 아라비카 원두 커피가격은 27일(현지시간) 파운드당 237.45센트를 기록했다. 한 달 전(202.7센트)보다 11.1%,1년 전(136.95센트)에 비해선 64.5% 올랐다.

국제 커피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홍수 피해로 콜롬비아 지역의 작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명숙 코리아PDS 연구원은 "지난 3년간 커피 생산량이 그리 많지 않았던 데다 콜롬비아에 홍수 재해가 겹치면서 커피가격이 연일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의 내년 커피 생산량이 올해보다 23%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국제 커피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2년에 한 번씩 생산성이 좋아지는 커피나무가 내년에는 생산량이 저조한 시기에 접어들면서 브라질 농무부는 내년에 약 3700만포대(1포대는 60㎏)의 커피를 수확,올해 추정 생산량(4810만포대)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커피원두 재고량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국제커피기구(ICO)는 올해 커피 재고량을 1200만포대로 예상하면서 통계 수집을 시작한 196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커피 제품 가격도 인상

국제 커피원두 가격이 급등하자 국내 커피 제조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5~17%가량 인상했다. 동서식품의 '맥스웰 오리지날(185㎖)'과 '맥스웰 블루엣(185㎖)'의 편의점 판매가격은 600원에서 700원으로 16.6% 올랐고,'TOP 마스터블렌드(275㎖)'와 'TOP 블랙(275㎖)' 등 TOP 시리즈는 1900원에서 2000원으로 5.2% 인상됐다.

코카콜라음료의 캔커피 '조지아' 240㎖의 30개들이 박스의 동네슈퍼 공급가는 최근 1만800원에서 1만2600원으로 16.6% 인상됐다. 웅진식품의 '할리스아메리카노(215㎖)' '할리스바닐라딜라이트(215㎖)' '할리스카페쇼콜라(215㎖)' 등도 900원에서 1000원으로 11.1% 올랐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최근 국제 커피원두 가격을 비롯해 설탕 과당 등 원 · 부자재 가격이 치솟아 판매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며 "오랫동안 원가 부담을 감내하다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