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압력이 빠르게 확산되자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22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임종룡 기획재정부 차관 주재로 긴급 물가대책회의를 열어 현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이다. 유가는 이날 배럴당 90.31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이달 초에 비해 6%가량 올랐다. 원당과 밀 옥수수 대두 등 농산물 가격도 브라질 호주 등 주 생산지의 작황 부진에다 전 세계 유동성 팽창에 따른 수요 증가가 맛물리며 올 들어 20~40% 급등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은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곧바로 식가공 업체에 영향을 줘 식당 요식업체 등은 물론 서민생활에 밀접한 품목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전날 발표한 농산물 수입 관세 인하에 이은 추가 대책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안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CJ제일제당의 설탕값 인상 문제도 거론됐다.

재정부 관계자는 "원가가 급등해 제당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관계 부처를 통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는 협조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당업체별로 수출 수입 비중이 다른 만큼 한 업체가 가격을 올린다고 다른 업체들이 모두 따라 올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가격 담합 행위는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