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새해 21조원에 이르는 '통 큰 투자'를 결정한 것은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구본무 LG 회장(사진)은 이달 초 끝난 컨센서스미팅에서 계열사의 새해 사업계획을 확정하며 미래 준비를 가장 먼저 강조했다. '담대한 구상''통 큰 투자' 등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를 사용하며 독려한 것도 미래 준비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통신 · 서비스 올해보다 68.4% 확대

사업부문별로 전자는 올해보다 4.4% 늘어난 14조2000억원을,화학은 9.1% 증가한 3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투자 규모를 가장 많이 늘린 분야는 통신 서비스다. 올해보다 68.4% 늘어난 3조2000억원을 투입해 4세대(G) 이동통신에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다. 전자부문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생산라인 신 · 증설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 시장에 대비해 중소형 LCD 생산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LG전자는 태양전지 분야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3개 생산라인을 추가해 생산 능력을 120㎿에서 330㎿로 높이고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생산라인도 2012년까지 500만대 규모를 갖출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생산라인 증설 등을 추진하고 실트론은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와 솔라 웨이퍼 생산설비 증설에 나서기로 했다.

화학부문에서는 LG화학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2012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파주에 LCD용 유리기판 공장 건설에도 나설 예정이다.

통신 · 서비스 부문의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KT 등 선발 업체보다 빨리 초당 100메가비트(Mbps)의 속도를 내는 4세대 이동통신망 구축을 시작하며 시장 판도 변화에 도전한다. 와이파이(무선랜),스마트그리드 등 유 · 무선 네트워크 고도화에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R&D 투자도 사상 최대

원천기술 개발과 차별화된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 · 개발(R&D) 분야에 처음으로 4조원이 넘는 4조7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R&D 투자액 3조7000억원보다 1조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 탈출을 위해 소프트웨어 인력 확보,프리미엄 디자인 개발 등에 집중 투자하고 가전 시장 확대를 위해 고효율 제품 개발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LED,3차원(3D) 패널,전자종이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LG이노텍은 고효율 LED 조명 제품 개발에 주력하기로 했다.

LG화학은 고효율 전기차용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과 LCD용 유리기판 개발에,LG생명과학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확대한다.

통신 서비스부문에서는 LG유플러스가 와이파이와 이동통신망을 연계해 휴대폰이나 PC 등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의 스마트TV와 모바일 광고 플랫폼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