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올 4분기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철강 원자재 가격이 내년 초부터 다시 오를 전망이다. 최근 국제 철강시장에서 철광석과 유연탄 스폿가격이 오른 데다 내년 세계 조강생산량이 5%가량 늘 것으로 예상돼서다. 하지만 포스코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내년 1분기 철강재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동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철강원료 상승세로 'U턴'

7일 업계에 따르면 신일본제철 JFE스틸 등 일본 철강업체들은 최근 호주 광산업체인 BHP빌리턴 등과 내년 1분기에 공급받는 강점탄 기준가격을 t당 8%가량 올리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점탄은 쇳물을 만들 때 필요한 유연탄의 50%를 차지하는 원료다. 올 4분기 t당 209달러까지 내려갔던 강점탄 가격은 내년 1분기 216달러 수준에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분기 철광석 가격 역시 올 4분기 대비 7~8%가량 인상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본 철강사들은 최근 브라질 발레 등과 내년 1분기 철광석 공급가격 협상에 들어갔다. 올 4분기 t당 126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을 내년 1분기 135달러 수준에 공급하는 선에서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포스코가 들여오는 내년 1분기 철광석,유연탄 가격도 이 비율만큼 높아질 전망이다.

철강 원료값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중국,인도 철강업체들의 신 · 증설에 따른 수요 회복과 최근 원료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스폿가격 상승세 때문이다. 김경중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4분기 들어 철광석 스폿가격이 20달러 이상 상승한 데다 원료 공급사들이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이를 보전하기 위해 원료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내년 1분기 가격 동결할 듯

철광석과 유연탄 등 철강 원료값은 오르지만 포스코는 철강재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내 내수시장의 철강재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높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은 t당 660~670달러(74만~75만원) 선에서 수입되고 있지만,포스코 제품은 90만원 선에서 유통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초 원료값 인상으로 제품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하지만 변동폭이 크지 않아 포스코가 철강재값을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