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자동차가 유럽에서 아시아 메이커 중 판매량 1위에 올라선 데 이어 품질 경쟁력 면에서도 일본차를 앞서기 시작했다.

독일의 권위있는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6일 한 · 일 대표 차종 7개를 비교 분석한 '한국 대 일본,숙명의 결투' 특집 기사에서 현대 · 기아차가 일본업체들을 이겼다고 보도했다. 이번 평가는 아우토빌트 전문가들이 11월 한 달간 각 차량의 내 · 외장과 차체,구동계,안락성,주행성,경제성 등 총 5개 항목을 기준으로 심사했다.
◆"한국차,일본 5개사 격파"

평가 대상은 현대차의 i10과 스즈키 알토,현대차 i20와 마쓰다 마쓰다2,현대차 ix20와 혼다 재즈,현대차 싼타페와 닛산 무라노,기아차 쏘울과 닛산 주크,기아차 씨드와 도요타 아우리스,기아차 스포티지와 도요타 라브4 등 7개 차급 14종이었다. 이 결과 i20와 쏘울,씨드가 각각 이겼고,ix20와 싼타페는 무승부를 기록(3승2무2패)했다.

일본차보다 우위 판정을 받은 i20는 세련된 스타일과 충분한 내부 공간,깔끔한 내장,조작 용이성,우수한 서스펜션에서 앞섰다. 쏘울은 세련된 내장과 우수한 시계성,편리한 조작성,충분한 내부공간,뛰어난 엔진을,씨드는 안락감과 주행 안정성,내장 조립 우수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우토빌트는 "현대 · 기아차가 단기간에 일본차를 따라잡은 속도는 유럽 메이커를 포함한 경쟁사에 위협적"이라며 "빨리 배우고 비판에 대해서도 신속히 개선하는 기업 문화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 · 기아차 관계자는 "한국차가 성능과 감성,내구성 등 전 영역에서 일본차 수준에 근접했거나 이미 넘어섰다"며 "이번 평가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되고 판매도 신장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우토빌트는 매주 70만부를 발행하고 있으며,전 세계 36개국에 자동차 정보를 제공하는 유력 자동차 매체다.

◆현대 · 기아차,유럽선 아시아 1위

현대 · 기아차는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유럽 내 판매량을 꾸준히 늘리면서 아시아 메이커 중 1위로 올라섰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 · 기아차가 올 1~10월 중 유럽에서 판매한 차량은 총 52만1369대로,'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해온 도요타(51만1754대)를 9615대 차이로 제쳤다.

현대 · 기아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인 상승세다. 2008년 3.4%에 불과했지만 작년 4.1%에 이어 올 들어 4.5%로 높아졌다. 반면 도요타 점유율은 2008년 5.2%,작년 5.0%에 이어 리콜 충격을 받은 올해 4.3%로 감소했다. 엔고가 계속되면서 현지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것도 주요 요인이다. 닛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본차 점유율이 줄고 있다.

올 1~10월 유럽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업체는 폭스바겐(21.3%)이었다. PSA(13.5%)와 르노(10.3%) GM(8.6%) 포드(8.2%) 피아트(7.8%) BMW(5.3%) 다임러(4.8%) 등이 뒤를 이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