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FTA 최초로 '자원협력' 명문화

한국과 페루가 15일 양국 간 자원협력을 명문화한 자유무역협정(FTA)에 가서명하면서 우리나라의 중남미 자원시장 공략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식경제부는 이날 한-페루 FTA 가서명에 대해 "우리나라가 타결한 FTA 중 최초로 에너지ㆍ자원 협력을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에너지ㆍ광물자원의 안정적인 수입 기반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국내 에너지 업계의 페루 에너지ㆍ자원시장 진출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경부에 따르면 양국 간 FTA는 ▲원유, 가스, 광물자원의 탐사, 개발, 생산 분야에서 협력활동의 개발 및 촉진 ▲에너지ㆍ광물의 교역관계 촉진을 위한 협력 ▲에너지ㆍ광물 자원에 대한 입찰, 투자기회, 지질 데이터 정보, 관련 법령 등 공개 정보의 교환 촉진 등의 규정을 담았다.

또 에너지ㆍ광물자원 협력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모든 규정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상대국에 사전 통지하고, 상대국 요청 시 에너지ㆍ광물자원 협력 관련 모든 규정에 대해 정보를 제공한다는 내용도 넣었다.

지경부가 이런 규정을 명문화한 데 각별히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페루가 중남미의 자원부국이기 때문이다.

페루는 은(1위), 아연(2위), 구리(3위), 주석(3위) 등 주요 광물 자원이 매장량 기준으로 세계 3위 이내이며, 석유와 가스 매장량도 각각 38, 42위에 올라있다.

한국이 페루에서 수입하는 전체 품목 가운데 2007∼2008년 평균 금액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아연(4억650만달러, 41.8%), 구리(3억780만달러, 31.7%), 기타 금속광물(1억2천430만달러, 12.8%) 순이다.

결국 이들 3개 광물 품목이 수입의 '거의 전부'라고 할만큼 압도적임을 알 수 있다.

또 작년말 현재 페루 유전광구의 경우 석유공사, SK에너지, 대우인터내셔널, 케드콤, 골든오일 등 5개 기업이 9개 프로젝트에 참여 중일 정도로 이미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이 활발한 편이다.

석유공사는 특히 지난해 2월 페루 해상광구(생산 1개, 탐사 10개)의 70%를 가진 페루 3위의 민간 석유회사 '사비아 페루'의 지분 절반을 콜롬비아 국영 석유회사와 공동 인수하면서 일산(日産) 1만5천900배럴 규모로 자주개발 물량을 늘렸다.

광물개발 사업의 경우도 광물자원공사가 마르코나, 셀렌딘 등 2개의 프로젝트에 발을 담그고 있으나 아직 탐사 단계다.

지경부 관계자는 "작년 말 현재 한국은 페루 유전개발 사업에 8억 달러가량을 투자했다"며 "아연, 구리 등 광물 자원은 지금도 관세율이 0%이기에 관세철폐에 따른 수입증가 효과는 없겠지만 자원분야에서의 현지 진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