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제 유가가 달러화 가치 하락과 예멘의 송유관 폭발 소식으로 인해 큰 폭으로 상승하며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2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95센트(1.2%) 상승한 83.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지난 5월3일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 마감 후 전자거래에선 배럴당 84.44달러까지 치솟았다.브렌트유도 런던 석유거래소(ICE)에서 79센트(0.9%) 오른 85.41달러에 마감됐다.

국제 유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확실시 되면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며 오름세를 보였다.이날 6개국 통화에 대한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7% 떨어진 76.73을 기록했다.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전날보다 1.1% 떨어진 유로당 1.4041달러에 거래됐다.한때는 1.4051달러까지 떨어졌다.

미국 코네티컷 소재 트레이딩 자문회사인 카메론하노버의 피터 뷰텔 사장은 “달러화 약세가 유가를 밀어올렸다” 며 “경기가 회복되면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19개 원자재 가격을 종합해 산출하는 톰슨로이터 제프리 CRB지수는 이날 304.98로 1.1% 상승했다.2년 만에 최고치다.19개 원자재 중 16개의 가격이 올랐다.

예멘에서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송유관 일부가 폭탄 공격을 받고 폭발했다는 소식도 수급 차질에 대한 불안감을 불러 일으키며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이번 폭발은 국제테러단체 알 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돼 국제테러 공격에 대한 우려를 더욱 확산시켰다.이번 폭발사고로 인한 석유 수출 차질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예멘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30만배럴로 산유국 가운데선 소규모에 속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리비아의 쇼크리 가넴 국영 석유공사 회장이 “유가가 연말까지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전날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배럴당 70~90달러 수준의 유가를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