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는 초저금리 시대] (1) 금값 또 사상 최고…급등하는 원자재값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국제 금 가격이 온스당 1370달러를 돌파하며 다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데 이어,구리 니켈 등 주요 금속소재도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유가까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주요 원자재 가격 동향을 나타내는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2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13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금 12월물은 전날보다 온스당 23.80달러(1.8%) 급등한 1370.50달러를 기록,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금값은 뉴욕시장 정규 거래 이후 이어진 전자거래에서 한때 온스당 138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은 가격 역시 온스당 23.94달러로 1980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또 깼다.

베이럼 딘서 LGT 애널리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조만간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것임을 다시 확인하면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것이 금과 은값 상승의 최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귀금속 외에 구리 니켈 주석 등 주요 금속 원자재 가격도 지난 3개월간 30~40%가량 올라 일부에선 금속 원자재 가격이 20년 이상 장기상승하는 '슈퍼 사이클(super cycle)'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자비에 란느그라스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는 "중국 등 신흥국가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채굴사고 빈발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생산단가가 높아지는 것도 장기 랠리에 무게를 실어주는 요소들"이라고 말했다.

유가 역시 미국의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날 NYMEX에서 서부 텍사스원유(WTI) 11월물은 전일보다 1.34달러(1.6%) 오른 배럴당 83.0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세계 최대 원유 트레이더인 스위스 비톨의 이안 테일러 최고경영자는 "원유 가격은 내년까지 배럴당 85달러 선까지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값과 유가 등 19개 주요 원자재가격으로 구성된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이날 299.669까지 올랐다. 2008년 10월9일(309.370) 이후 최고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