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연금보험과 종신보험이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불확실한 금융시장 환경에서 고수익을 올리면서도 안정적인 재테크 수단을 찾는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연금보험은 매달 적금처럼 돈을 넣다가 일정 시점 이후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종신보험은 피보험자의 생명을 담보로 사망 후 보험금을 지급한다.

◆다채로워진 연금보험

연금은 일반적으로 확정형 종신형 상속형으로 나뉜다. 확정형은 10년 15년 20년 등 연금 수령기간을 정해 그 기간에 나눠 받는 방식이다. 반면 종신형은 연금개시 이전에 쌓인 적립금과 이자를 사망할 때까지 연금으로 나눠 받는다. 상속형은 조금 다르다. 생존 기간에는 적립금의 이자를 연금으로 받고 사망 후 적립금을 자녀에게 유산으로 물려준다.

요즘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종신형이나 상속형 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종신형은 죽을 때까지만 연금이 나오다 보니 일찍 사망할 경우 연금 수령기간이 짧아진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연금상품이 잇따르고 있다.

10년 20년 최저보증상품부터 피보험자의 생사와 무관하게 100세가 되는 해까지 연금지급을 보증하는 상품이 인기다. 만약 연금 수령자가 70세에 사망하더라도 100세가 될 때까지 남은 30년 동안 유가족에게 연금이 지급된다. 100세가 넘어도 연금이 계속 지급되므로 오래 살수록 이득이다. 가입자의 재정 상황에 따라 적립 방식을 바꿀 수 있거나 최장 20년까지 확정이율을 적용하는 거치형 상품 등 특화된 연금보험도 선보였다.

변액연금도 다채로워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 투자수익에 따라 연금액이 변했던 단순한 변액연금보험은 이미 골동품이 된 지 오래다. 예전에는 투자금액에 따라 연금수령액이 달라지다 보니 금융위기처럼 불의의 사태가 닥치면 연금액이 대폭 줄었다. 당연히 고객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최근 등장한 변액연금은 모두 최저보증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나아가 일단 투자수익이 발생해 늘어난 연금액을 단계별로 최저 보증해주는 '스텝업(step up)' 방식 연금보험도 나왔다.

최저 3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소액연금보험도 출시됐다. 통상 10만원 이상 가입하도록 돼 있는 기존 연금보험과 달리 3만원부터 가입할 수 있도록 해 서민들의 연금 가입을 촉진하겠다는 의도다.

사망보장을 위한 위험보험료를 아예 없앤 연금보험도 나왔다. 일반적인 연금보험 상품들이 연금 개시 시점 이전에 피보험자가 사망할 경우 사망보험금을 별도 지급하는 것과 달리 보험료를 적립해둔 책임준비금만 지급하기 때문에 연금 지급액이 늘어난다.


◆종신보험도 '스마트하게' 변신

스마트폰의 인기 비결은 '컨버전스'와 '다양성'이다. 기존 휴대폰과 달리 사용자의 취향과 요구에 맞게 새로운 환경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종신보험도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스마트하게 바뀌고 있다.

본래 종신보험은 피보험자의 생명을 담보로 사망 후 보험금을 지급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노후생활 보조를 위해 종신 보험금을 선지급해주는 상품이 등장했다. 은퇴 때 변액연금으로 전환해 상속 및 증여세 재원 마련,간병보조비 지원까지 고객의 입맛에 맞는 특약을 갖춘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투자형 종신보험도 눈길을 끈다. 현재 1억원을 보장해준다고 해도 20년 후 1억원의 가치는 지금과 다르다. 사망 보장금액이 정해진 종신보험의 '정액 보장' 탓에 일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실질적인 보장금액 규모가 줄어드는 게 단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변액종신보험은 기본 사망보험금에 이자수익 및 투자수익률을 더해서 보험금을 추가로 지급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