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부가 헤알화 환율 방어를 위해 세율을 두 배로 올린 금융거래세(IOF)는 고정수익증권에 투자하는 외국자본을 주 대상으로 삼는다. 헤알화 가치가 지나치게 평가절상되면서 브라질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자 달러 유입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다. 헤알화 가치는 달러 대비 6월 말 이후 7% 올랐다. 1월 말 연중 최저점과 비교하면 12% 상승했다.

IOF는 헤알화 고평가와 브라질의 고금리 상황을 노리고 유입된 투기목적의 단기성 자금(핫머니)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이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브라질이 10.75%의 기준금리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고금리라는 점이 핫머니를 대량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환율전쟁이 격화되면서 달러와 엔을 비롯한 주요 통화들은 경쟁적으로 가치를 하락시켰고,이 바람에 헤알화가 급격히 고평가돼 온 것이 브라질의 고민이었다.

이번 조치로 헤알화 표시채권에 부과되는 IOF가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남에 따라 브라질 유입자금은 상당부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IOF 도입 직후 하루평균 달러 유입량이 9억8500만달러에서 3억800만달러까지 떨어졌던 사실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IOF 효과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린다. 단기자본 유출입 규제는 글로벌 공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실효성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브라질이 지난해 10월부터 2% 세율로 IOF를 부과했지만 핫머니 유입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브라질은 토빈세의 일환(Tobin-type tax)으로 평가받는 IOF를 2008년 도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잠정 폐지 했다가 지난해 부활했다. IOF는 국제 투기자금의 급격한 자금 유출입으로 각국의 통화가 급등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단기성 외환거래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토빈세'의 골격을 그대로 수용했다.

이번 IOF 인상으로 핫머니 유입이 기대만큼 성과를 이루지 못할 경우 브라질 정부가 추가 조치를 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브라질이 대선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IOF 인상을 발표한 만큼 원하는 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추가로 강경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김동욱/이유정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