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김장배추 재배단지인 전남 해남에서 올해 3만9669㎡(1만2000평) 밭에 월동배추를 심은 최재문씨(53 · 해남군 화원면 마산리).지난 주말 그는 금값이 된 배추를 돌보느라 밭에 나와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최씨는 "올해는 작년의 3배가 넘는 포기당 1500원가량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을 사람 중 절반 정도가 올초부터 중간상인들과 지난해 수준으로 밭떼기 거래를 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6600㎡(2000평) 밭에 겨울배추를 심은 윤재량씨(64 · 화원면 수동리)는 올초 농협과 계약재배를 하기로 해 울상을 지었다. 윤씨는 "배추값 폭등으로 지난해 하루 5만원 하던 인건비가 올해는 6만~7만원 선으로 올라 수익이 오히려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월동배추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이곳에는 오는 11월 말부터 출하될 배추를 입도선매하기 위해 중간상들이 몰려들고 있다. 전국 농협 가운데 가장 큰 김치공장을 운영하는 해남 화원농협의 '이맑은' 김치 가공공장의 박대도 구매팀장은 "요새 상인들이 1000평에 1300만원 정도에 밭떼기를 해간다"며 "한 포기로 환산하면 1500원 선으로 지난해 400~500원 선에 비해 3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보통 배추 생산이 충청도부터 밀려 내려와서 여기까지 오면 가격이 낮아지는데,올해는 워낙 위쪽에 물량이 없어 값이 비싸게 형성되고 있다"며 "올해는 계약재배 가격을 올려줘야 할 판"이라고 덧붙였다. 해남 문내농협의 김두리 판매계 주임도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의 작황이 부진해 가격 급등 영향이 이곳까지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해남=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