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 채권투자전략으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만기가 짧은 단기채보다 장기채가 더 유리하다는 점이다. 단기금리는 기준금리 등락에 따라 상대적으로 크게 흔들리지만 장기물은 상대적으로 금리 변동폭이 작은데다 단기채 투자자들이 짧게 매매하면서 오히려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소매채권을 판매하고 있는 주요 증권사들은 절세효과를 볼 수 있는 물가연동국채,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은행 후순위채 등을 유망 투자대상으로 추천하고 있다. 또 9일 발행 예정인 하이닉스와 신용등급이 우량한 건설사 채권 등도 관심을 가질만한 상품으로 제시했다.

◆인플레 헤지용 물가채

물가연동국채는 물가가 오르면 원금도 물가상승률만큼 불어나 이자를 더 받을 수 있는 채권이다. 예를 들어 100만원어치의 물가채를 매수한 뒤 1년 동안 소비자물가가 3%(한국은행 예상치) 올랐다면 투자원금도 103만원으로 늘어나 100만원이 아닌 103만원에 대한 이자가 붙는 식이다. 만기 10년에 표면금리는 연 2.75% 수준으로 낮지만 물가 상승에 따른 원금의 가치 변화를 막을 수 있고, 복리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특히 올해부터 새로 발행하는 물가채는 만기 때 발행시점보다 물가가 떨어져 원금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정부에서 보전해 주기로 해 투자 메리트가 더 커졌다. 표면금리가 다른 국고채에 비해 낮다는 점도 이자소득에 붙는 15.4%의 세금을 적게낼 수 있다는 의미여서 긍정적이다.

현재훈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소비자물가가 올 4분기부터 오르기 시작, 내년 상반기 이후엔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 시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투자대상"이라고 말했다. 원금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할 때 기준이 되는 물가연동계수가 통상 8~9월 오름세를 보이는 계절성이 있어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 높은 지방은행 후순위채

은행채는 일반 회사채에 비해 신용등급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다. 최근 시중금리가 떨어지면서 3년만기 은행채 금리도 연 4.45%(AA 기준)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은행 후순위채는 파산 시 상환 순위가 뒤로 밀려 원금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리스크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은행채에 비해 금리가 높은 게 특징이다.

지성구 한화 리테일 채권팀장은 "시중은행의 후순위채 발행은 크게 줄었지만 신용등급이 'AA'로 우량한 지방은행들의 후순위채는 여전히 연 5%대의 금리로 발행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에서 판매 중인 경남은행 후순위채의 경우 만기 6년에 은행금리 환산 연 5.69%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이자소득세 등을 감안한 세후 수익률도 연 4.81% 수준으로 웬만한 시중은행 예금금리보다 훨씬 높다. 한화증권도 지난 2일 발행된 부산은행 후순위채(표면이율 연 5.01%, 예금 환산 수익률 연 4.82%)를 판매하고 있다.

◆'BBB+' 하이닉스 회사채 눈길

최근 사상 최대 실적행진을 벌이고 있는 하이닉스가 9일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신용등급이 'BBB+'로 낮은 비우량채권이지만 실적개선 속도가 빠른데다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도 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건도 나쁘지 않다. 만기 3년에 발행금리가 연 6.35%여서 수수료 등을 제외한 증권사 판매 수익률이 연 6.1~6.3%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0월 회사채를 발행할 당시에도 시중자금이 대거 모여 이번에도 판매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들 간 경쟁이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하이닉스 채권은 대우와 한화 신한투자 NH투자증권 등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살 수 있다.

이 밖에 증권사들은 한진해운과 SK건설 한라건설 회사채 등을 유망 투자대상으로 꼽았다. 미래에셋증권은 브라질 국채를 13일부터 예약 매매를 통해 판매한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