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처음에는 사기인 줄 알고 전화를 끊었습니다.그러나 집에서 걸려온 딸 아이의 흥분된 목소리와 롯데닷컴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저의 당첨이 사실인지라 놀란 마음을 진정할 길이 없었습니다.그러나 이런 기분도 잠시뿐,상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제세공과금 660만원을 마련해야 된다는 사실에 가슴이 답답해지더군요.”

지난달 22일 롯데닷컴 앞으로 장문의 편지가 도착했다.롯데닷컴이 지난 6월 에쓰오일과 함께 진행한 경품 축제에 1등으로 당첨된 김모씨(44)가 보낸 편지였다.대구에서 여든을 훌쩍 넘긴 부모님을 빼고도 다섯 식구를 부양하고 있는 김씨는 에쓰오일 주유비 3000만원권 경품에 당첨됐지만 제세공과금 660만원을 갑자기 준비할 수 없는 상황에 경품 수령을 망설이고 있었다.내집 마련을 위해 4월에 수천만원을 대출받았고 최근에는 편찮으신 부모님 병원비를 마련하려고 500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닷컴은 급히 대안마련에 들어갔고 10년 주유비에서 제세공과금을 뺀 차액을 현금으로 지급키로 결론을 내렸다.김씨에게는 9일 당첨금 2340만원이 현금으로 지급된다.정상영 롯데닷컴 마케팅실 매니저는 “경품행사가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자 기획된 것인 만큼 경품으로 고객이 오히려 불편을 겪는 상황은 없어야 하기 때문에 현금으로 지급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닷컴은 지난 5월 에쓰오일에서 쌓은 포인트를 롯데닷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결제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10년치 주유비 3000만원과 삼성 파브 LED TV,지펠 마시모주끼 냉장고,안마의자 등을 걸고 경품행사를 진행했다.에쓰오일에서 주유를 하면 ℓ당 5점이 적립되며 에쓰오일 포인트 1점을 롯데닷컴에서 1원처럼 쓸 수 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