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삼성전자와 모토로라의 성적표를 끝으로 글로벌 휴대전화업체들의 2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글로벌 1위 업체인 노키아와 3위 업체인 LG전자가 스마트폰 대응 전략 부재로 실망스런 성적을 거둔 가운데, 삼성전자는 판매량은 늘어났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반면 애플과 HTC 등 스마트폰 전문 제조업체는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 역시 발 빠른 대응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삼성 '체면은 유지했는데..' = 이날 실적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 지난 2분기 6천380만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보통신부문의 매출은 8조7천800억원, 영업이익은 6천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와 3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2분기 10.8%에서 올해 2분기 7.2%로 3.6%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08년 4분기 1%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1∼3분기 연속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4분기에도 9%로 두자릿수에 근접했다.

올해 1분기에는 무려 12%대에 올라서면서 전체 실적 호조에 기여했으나 2분기에는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시장 전반의 경쟁 심화에 따른 평균판매가(ASP) 하락, 유로화 약세 등으로 매출 및 이익률이 다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웨이브폰과 갤럭시S 등 전략 스마트폰이 지난 6월 본격 출시되면서 2분기 실적에 크게 반영되지 못한 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전략 스마트폰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판매되면서 3분기 이후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업체별 스마트폰 전략모델 출시 강화, 중국 등 신흥시장 3세대(G) 통신 수요 증가가 전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와 판매비중 제고를 통해 두자릿수 이익률을 회복하고 ASP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안드로이드 탑재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갤럭시S는 연말까지 90개국 125개 사업자를 통해 판매될 예정에 있고, 독자 플랫폼인 바다(bada)를 탑재한 웨이브폰 역시 98개국 178개 사업자로 판매처를 확대함으로써 2개 전략 모델을 합해 1천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모토로라ㆍ소니에릭슨 부활하나 = 기존 글로벌 휴대전화업계 '빅5'였지만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은 2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모토로라 역시 이날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휴대전화 사업부문 매출 17억달러, 일반회계기준 영업이익 8천700만달러, 비일반회게기준 영업손실 1억9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지만 일반회계기준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고, 비일반회계기준 영업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2억3천900만달러)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모토로라는 2분기 270만대의 스마트폰을 비롯해 830만대의 휴대전화를 출하했다.

모토로라는 3분기에는 휴대전화 매출이 약 4년 만에 성장세로 반전하고 4분기에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니에릭슨도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소니에릭슨은 2분기 17억5천700만유로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 증가했고, 3천600만유로의 영업이익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휴대전화 판매량은 1천100만대로 전년 동기(1천380만대)에 비해 줄었지만 ASP는 지난해 2분기 121유로에서 올해 2분기 160유로로 32% 상승했다.

소니에릭슨은 '엑스페리아 X10' 등 전략 스마트폰 위주의 전략을 펼친 결과 판매 물량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ASP는 지난 1분기에 이어 개선되는 추세를 이어갔다.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은 터치스크린폰 등 업계 트렌드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빅5'에서 탈락하는 수모까지 겪었지만 스마트폰 위주 대응전략을 수립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노키아ㆍLG전자는 '부진' = 글로벌 1위와 3위 휴대전화업체인 노키아와 LG전자는 스마트폰 대응 실기로 2분기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았다.

노키아는 지난 2분기 매출액 100억500만유로, 영업이익 6억6천만유로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무려 15% 감소했다.

노키아의 휴대전화 부문 2분기 영업이익률은 9.5%로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이상 하락하면서 다시 한자릿수에 그쳤다.

2분기 판매량은 1억1천100만대로 작년 동기 대비 8% 가까이 늘어났지만 심비안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외면을 받으면서 ASP 하락과 영업이익률 하락을 막지 못했다.

LG전자는 2분기 휴대전화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13% 증가한 3천60만대로 역대 2분기 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매출도 7.4% 증가한 3조3천72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1천1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2006년 2분기 이후 4년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LG전자는 고가 제품군이 스마트폰으로 급속히 교체되는 가운데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데다 신흥시장 유통망 구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 등이 증가하면서 실적 악화를 막지 못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제품명을 옵티머스(Optimus)로 통일하고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등 라인업 재정비를 통해 하반기 반격에 나설 계획이다.

이달 말 출시하는 옵티머스Z(모델명: LG-SU950/KU9500)로 국내 모든 통신사의 안드로이드폰 라인업을 갖추고, 3분기부터 '옵티머스 원 위드 구글', '옵티머스 쉬크(Chic)', 고사양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등 4종을 차례대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폰7(Windows Phone 7) OS 탑재 스마트폰 출시도 준비 중에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휴대전화 2분기보다 판매량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가 중장기 실적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3분기를 시작으로 반격에 나서 제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ㆍHTC '활짝'..림 '주춤' = 스마트폰 전문 제조업체들은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업체별로는 다소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애플의 경우 최근 아이폰4 안테나 수신 문제에도 불구하고 상승일로를 걷고 있다.

애플은 2분기 매출 157억달러와 순이익 32억5천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61%와 78% 급증했다.

특히 아이폰의 경우 2분기 무려 840만대가 판매되면서 지난해 2분기(520만대)에 비해 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의 스마트폰 전문 제조업체 HTC도 급부상하고 있다.

구글 넥서스원과 함께 자체 제작 모델인 디자이어 등을 생산하는 HTC는 2분기 매출이 18억8천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5% 늘어났고 영업이익 또한 33% 증가한 2억6천800만달러를 기록했다.

블랙베리로 스마트폰 1위 자리를 유지해오던 캐나다의 리서치 인 모션(RIM)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림은 지난달 24일 발표한 1분기(3∼5월) 실적에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42억4천만달러, 휴대전화 출하량은 44% 증가한 1천120만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를 밑도는 것으로, 쿼티 자판을 유지한 림이 터치스크린 방식으로의 전환에 난항을 겪으면서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분기 림의 북미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38%로 전년 동기의 54%에 비해 급감한 반면 같은 기간 애플의 점유율은 18%에서 23%로 뛰었다.

림 제품 중 터치스크린 방식은 '블랙베리 스톰'뿐이다.

이에 따라 림은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해 터치스크린 방식의 스마트폰 새 모델과 태블릿 PC 등을 준비 중에 있어 스마트폰 제조업체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