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역불균형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가 발단이 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1980년대 미국의 저축대부조합 파산사태 때와 비슷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다. 당시엔 지금처럼 파생금융상품이 발달하지 않았고 증권화도 덜 됐다. 지금은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행위의 위험이 분산돼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각국 지도자들은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과거에는 이론일 뿐 실현되기 어렵다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시장에 같은 신호를 보내는 국제공조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주요 20개국(G20) 협의체가 생겼고 거기에서 우리나라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더블딥(일시적인 경기 회복 후 재침체) 우려가 별로 없고 상당히 견실한 편이다. 유럽의 문제도 제한적인 영향만 미쳐 글로벌 경제는 기본적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 경제도 취약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걱정거리는 위안화 절상 등 대외 여건의 변화와 하반기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진다는 점 등이다.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데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현재 상황이 지속됐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검토해야 한다. 둘째 글로벌 위기를 완전히 극복한 것이 아니어서 확장적 정책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셋째는 물가안정 목표(3±1%)다. 물가안정 목표는 일종의 제약조건이고, 앞의 두 가지는 선택해야 하는 정책으로 각각 플러스와 마이너스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금융안정과 재정건전성 등에 관한 구조적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G20에서 논의 중이다. 이달 말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논의하겠지만 오는 11월 서울회의에서 안이 확정되기를 우리는 원하고 있다. 지난 부산 회의에서 가장 큰 성과 중 하나가 금융안정위원회(FSB)에 이 일정을 앞당겨 11월까지 보고하라고 한 것이다.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에 대해 선진국의 호응도가 좋아지고 있다. 지난 4월보다 이달 초 부산에서,그리고 캐나다 FSB 회의에서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경제가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해외 충격을 잘 견디면서 안정성장을 지속하려면 성장잠재력 확충이 긴요하다. 병에서 회복하는 것과 옛날 체력을 회복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지금 가장 중요한 정책 과제는 체력의 회복이다.

구조조정은 한 사회의 인적자원과 자본을 생산성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무엇을 자르고 없애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어떻게 자원을 상향 이동시키느냐,이를 위해 어떤 제도 유연성을 확보해야 하느냐의 문제다. 이런 시각에서 중앙은행도 정부 시장참여자 등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경제를 더 튼튼히 하는 데 함께 노력할 것이다.

정리=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