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대륙에서는 6월1일부터 11월말까지를 허리케인 시즌으로 부른다.

북대서양.카리브해.멕시코만 등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 폭풍우 가운데 엄청난 비바람을 동반하는 허리케인은 해마다 미국 동부 지역을 위협해 왔고, 2005년 카트리나는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될 정도다.

기상 전문가들은 올해 허리케인이 예년보다 더 극성을 부릴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미 해양대기청(NOAA)의 기상예측센터는 이번 허리케인 시즌에 미국에서 시속 39마일(62㎞) 이상의 이름이 붙여지는 폭풍이 14-23개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중 8-14개는 시속이 74마일(119㎞) 이상인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고 특히 이중 3-7개는 풍속이 시속 110마일(시속 177㎞) 이상의 메이저 허리케인이 될 것이라는게 해양대기청의 예상이다.

그러나 올해 허리케인이 특히 걱정되는 것은 단지 폭풍우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해양오염사고로 규정된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고가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피해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1일 보도했다.

영국 석유회사 BP가 원유 유출을 막으려고 최후의 수단처럼 시도했던 `톱 킬(Top Kill)' 작업조차 실패하면서 유출 차단에 최소 두 달은 더 걸릴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도래한 허리케인 시즌으로 기름띠의 광범위한 확산 및 차단작업 차질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허리케인이 기름유출 사고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예견하기 어렵다.

규모와 발생지, 속도와 힘, 유통경로에 따라 여파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케인 바람이 시계방향 역순으로 돌기 때문에 폭풍이 기름유출 사고지의 서쪽으로 통과할 경우 기름띠를 바다쪽으로 더 밀어 올릴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엔 기름띠가 육지쪽으로 밀려올 소지가 크다
물론 기름과 같은 불용해성의 물질을 바다위에 뿌려 놓으면 에너지를 폭풍으로 바꾸는 해수 증발을 막아 줌으로써 오히려 허리케인 발생을 저하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긴 하지만, 이는 이론상으로 그렇다는 것일 뿐 현재 누출된 기름의 양이 허리케인의 발생을 저지할 규모는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오히려 기름띠가 해수의 증발을 막으면서 멕시코만 지역의 바닷물 온도를 뜨겁게 할 경우 더 강한 허리케인을 만들 소지도 있다고 MIT 공대의 케리 이매뉴얼 교수는 주장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