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KB금융ㆍ농협ㆍ기업은행 등 매머드급 교체
보험개발원ㆍ서울보증 등 보험권도 하마평 무성

하반기 금융권에 인사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총 자산 325조원으로 국내 최대의 금융그룹인 KB금융지주의 회장 자리를 비롯해 농협중앙회 신용대표, 기업은행장 등 대형 금융기관의 수장이 올해 하반기에 잇따라 바뀌게 된다.

보험권에서도 서울보증보험 사장을 비롯해 보험개발원장, 손해보험협회장 등의 임기가 끝나 하마평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융당국과 정부부처 간 치열한 자리다툼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은행권 `별들의 전쟁' 시작됐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관치금융 논란이 끊이지 않으며 수장 자리를 비워둔 KB금융은 이날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20여명의 후보군을 확정한다.

현재 회장 후보로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과 이화언 전 대구은행장,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김석동 농협경제연구소 대표, 윤용로 기업은행장,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음 달 중순 새 KB금융 회장이 내정되면 신임 회장의 뜻을 반영해 지주사와 계열사 임원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3월 결산법인인 KB생명과 KB자산운용, KB선물 등은 다음 달 정기주총에서 사장을 선임하게 된다.

농협중앙회는 김태영 신용대표이사의 임기가 6월 말 만료된다.

농협은 이달 말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대표 선임 작업을 시작한다.

지난해 농협법 개정에 따라 농협이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대표를 선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특별한 후보자가 거론되지는 않지만, 그간 농협 신용대표가 내부 승진으로 채워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내부 승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김 대표도 기획실장에서 대표로 발탁됐다.

김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있다.

농협 관계자는 "아직 윤곽이 나오지는 않고 있지만, 이달 말 처음으로 인사추천위원회가 구성되면 대표 선임의 방향 등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올해 12월20일 임기가 끝난다.

전례를 보면 기업은행장에는 금융감독원 수석 부원장이나 금융위원회(옛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이 옮겨왔다.

윤 행장도 2007년 금감위 부위원장으로 재직하다 기업은행장에 낙점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관 출신 인사를 배제하고 민간인을 발탁하거나 내부 승진을 통해 행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또 KB금융지주 회장 등 여러 자리에 후보로 물망에 오른 윤 행장이 기업은행의 민영화 등을 앞두고 연임할 가능성도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신한생명, 신한아이타스 등 계열사 사장 2명의 임기가 임박했다.

◇보험권, 무수한 하마평에 `술렁'
다음 달 말 임기가 끝나는 방영민 서울보증보험 사장 후임으로는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등에서 여러 보직을 거친 문재우 금융감독원 감사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2008년부터 서울보증보험 감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정연길 감사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으며, 민간인사 기용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오는 8월로 임기를 마치게 되는 정채웅 보험개발원장의 후임도 업계의 관심사이다.

정 원장의 후임으로는 보험 감독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친 금감원 출신 인사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도 거론돼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경합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새로 설립될 수 있는 농협보험의 생명보험부문 수장으로는 대한생명 전무이사 등을 역임한 L씨가 후보 명단에 오르고 있다.

한화손해보험 상무 출신의 L씨도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상용 손해보험협회 회장도 오는 8월 임기가 만료된다.

아직 후임자는 부각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은 업계 안팎에서 부러움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달 말 열린 이사회에서 통과된 재선임 안건이 다음 달 초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확정되면 금융권 전문경영인으로는 전무후무한 `5연임 신화'를 세우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윤선희 최현석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