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긴급 화상회의 "항공기 운항금지 완화키로"
英佛獨 등 회원국 "운항 부분 재개"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야기된 유럽의 항공대란이 6일째인 20일부터 점차 풀릴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19일 순번 의장국인 스페인 주재로 긴급 교통장관 화상회의를 열어 항공기 운항금지 조치를 서서히 완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심 칼라스 EU집행위원회 부위원장 겸 교통정책 담당 집행위원이 밝혔다.

EU 교통장관들은 이날 화상 회의에서 유럽항공안전청인 유로컨트롤이 제시한 자료 등을 토대로 화산재가 항공기 운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항공기 운항금지로 인한 항공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중점 논의한 뒤 이같이 합의했다.

칼라스 집행위원은 화상회의가 끝난 뒤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합의에 따라 20일 오전부터 더 많은 항공기들이 운항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날까지 유럽 전체 항공편의 30%에 그쳤던 민간 항공기의 운항률은 이날부터 10∼15%포인트 이상씩 높아져 22일께에는 80%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 유로컨트롤의 보 헤데본 이사는 이날 EU 집행위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화산재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는다면 목요일께 항공기 운항이 거의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공기 운항이 항공대란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정상화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합의에 따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회원국들은 일단 이날부터 일부 공항과 영공에 한해 제한적으로 폐쇄 조치를 해제하고 항공기 운항과 이착륙을 부분 허용하기로 했다.

영국 항공당국은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상공과 잉글랜드 북부 지역 상공 폐쇄를 20일 오전 7시를 기해 해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도 그동안 전면 폐쇄해온 북부지역 공항에 대한 폐쇄 조치를 해제하고 점차 재가동에 나서기로 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독일도 국적항공사인 루프트한자가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 19일 오후 6시부터 프랑크푸르트와 뮌헨 공항에서 제한적으로 운항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한편, 항공대란을 불러온 아이슬란드의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에서는 용암이 분출되면서 화산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산 분화구를 공중 관찰한 헬기 조종사는 이날 "이 화산에서 처음으로 용암이 분출되고 이으며 화산재 연기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처럼 화산재 분출이 계속 줄어들 경우 항공기 운항의 정상화가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의 폭발을 계기로 '쌍둥이 화산'으로 일컬어지는 인근 카틀라 화산과 헤클라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항공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파리.런던.브뤼셀연합뉴스) 이명조 이성한 김영묵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