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발표된 급작스런 골드만 삭스의 피소 소식에 주가와 환율, 원자재 등 국내외 금융·상품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골드만 삭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채담보부증권(CDO)를 판매하면서 주요 정보를 고의적으로 누락시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로 뉴욕 맨하튼 연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金·銀·銅 등 원자재 일제히 하락
최근 상승세를 보이던 원자재 가격은 골드만 삭스 기소 여파로 미국증시가 하락하고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하락반전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금 6월물은 전날보다 23.4달러(2.02%) 하락한 온스당 1136.9달러에 마감됐다. 같은 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은 전날보다 2.27달러(2.7%) 떨어진 배럴당 83.24달러를 기록, 지난 2월 초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골드만 삭스는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s)인 SPDR 골드 트러스트에서 11번째로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또한 SPDR의 최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폴슨앤드코(Paulson&Co)도 이번 사건에 깊숙이 개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금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은 전날보다 185달러(2.33%) 미끄러진 톤당 7760달러에, 알루미늄 3개월물도 38달러(1.54%) 내려간 톤당 2434달러에 마감됐다.

미국 커넥티컷주 소재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카메론 하노버(Cameron Hanover)의 피터 뷰텔 사장은 "골드만 기소 소식은 유로화에서 원자재 상품시장을 넘어 증권시장까지 매도 압력을 낳고 있다"고 언급했다.

◇환율 급등, 주가 급락…미국발(發) 악재 영향
뉴욕증시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1.1% 급락하며 그동안의 오름폭을 모두 반납한 반면 미국채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19일(한국시간)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골드만 삭스발(發) 후폭풍이 몰아 닥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56분 현재 전 거래일인 지난 16일보다 6.9원(0.62%) 오른 1117.2원을 기록 중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90p(1.38%) 하락한 1710.59를, 코스닥지수는 3.49p 내린 504.93을 기록 중이다.

이날 지수는 급락 출발한 뒤 기관과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줄이는 듯 했지만,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만만치 않으면서 또다시 1% 이상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35억원, 210억원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은 153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골드만 피소 혐의가 환율을 전날 종가대비 7원 가까이로 끌어 올리고 있다"며 "골드만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도 완연한 조정 분위기를 보이며 환율 상승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전문가는 "골드만 삭스 외에 다른 투자은행도 기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골드만 삭스 관련 뉴스는 당분간 시장의 견제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